"통신3사 5G 28㎓ 할당 취소로 내년 ICT 기금도 13.5% 감소"
국회예정처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 이슈 및 문제점' 보고서 발간
소비자 부담 가중…5년간 기금 수입 감소 우려
2023-10-17 17:39:15 2023-10-17 17:39:15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SK텔레콤(017670)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국내 통신3사가 5G 주파수 28㎓ 대역을 포기하면서 내년도 ICT분야 기금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신 3사의 주파수 할당 취소로 네트워크 강국의 위상이 저하되고 5G 요금제로 인한 소비자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 이슈 및 문제점' 보고서에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내년도 ICT분야 기금 운용 계획안은 올해보다 13.5% 감소한 2조6324억원으로 편성됐습니다. 정부의 ICT분야 기금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구성되는데, 두 기금의 주요 수입원인 '주파수 할당대가'가 올해 대비 48.8% 감소한 영향입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8년 이동통신 3사에 5G 28㎓ 대역을 할당할 당시 3년차까지 3.5㎓ 대역 2만2500기지국, 28㎓ 대역 1만5000개 장치 구축 의무를 조건으로 부과했는데, 통신3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 주파수 대역 할당이 취소되면서 올해 재할당도 무산됐습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3년 및 5년차 점검을 통해 의무구축 수량을 이행하지 못할 시 주파수 할당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지난 2022년 과기정통부가 5G 주파수 할당에 따른 3년차 이행점검을 실시한 결과, 통신3사는 3.5㎓ 대역에서는 망구축 의무를 이행했지만 28㎓ 대역 실적은 의무량의 약 10%만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T의 28㎓ 대역 이행률은 10.7%, KT는 10.6%, LG유플러스는 12.5%였습니다. 이에따라 과기정통부는 2022년 12월 KT와 LG유플러스에, 지난 5월에는 SKT의 28㎓ 주파수 할당을 취소했습니다.
 
SKT의 경우 지난해 점검 당시 취소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구축이 미흡해 이용 기간을 6개월로 단축, 올해 5월31일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했으나 최종 할당 취소했습니다. 
 
 
예정처는 "과기정통부가 올해 28㎓ 대역 주파수 할당기간 종료 후 재할당을 계획했지만 통신 3사 모두 할당 취소 처분되면서 재할당 계획도 무산됐다"라며 "이에 따라 올해 계획했던 재할당 할당대가 수입이 줄어 방발기금과 정진기금도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예정처는 28㎓ 할당 취소로 정부가 네트워크 구축 전략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물론 네트워크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저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컨설팅업체 키어니에서 지난 6월 발표한 국가별 5G 준비지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 싱가포르, 핀란드, 일본, 노르웨이에 이은 6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5G 서비스 품질이 이론상 성능지표를 밑돌고 있음에도 높은 요금제로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습니다. 5G는 4G에 비해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 20배, 전송지연은 10분의1 수준이지만 실제 5G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는 이를 하회하는 상황입니다. 최고 전송속도 평균은 1557.41Mbps로 4G 최고 전송속도 평균인 381.47Mbps의 4.1배 수준이며, 이론상 성능지표 배율(20배)의 20%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국내 5G 가입자 수가 2019년 467만명에서 올해 8월 기준 3151만명으로 급증했는데, 이 기간 국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액도 12만462원에서 12만9379원으로 7.4% 증가했습니다. 지난 10월5일 기준 어린이, 청소년, 시니어 등 특정 연령층 대상 요금제를 제외한 통신3사의 5G 요금제는 월 3만4000~13만원 구간으로, 월 2만2000~10만5000원 구간의 LTE 요금제에 비해 1.23~1.53배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예정처는 5G 상용화 이후 통신3사의 영업이익은 늘어난 반면 설비투자는 제자리 수준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2019년 2조9455억원에서 지난해 4조3835억원으로 늘었지만 설비투자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8조2000억원대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 통신사들의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 비율 평균이 22.2%인 데 비해 한국은 13.9%에 그쳤습니다.
 
예정처는 "통신3사가 28㎓ 의무구축 미이행에 따라 장치 구축 비용 절감 효과와 서비스 품질 대비 비싼 요금제를 통해 이익을 확대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 3사의 28㎓ 할당 취소와 올해 재할당 무산으로 향후 5년 동안 ICT 발전기금 수입도 감소할 전망입니다. 예정처는 올해 기금운용계획 대비 수입 규모가 약 7500억원 감소했고, 기금 지출 충당을 위해 여유자금을 회수하고 우체국보험적립금으로부터 신규 차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주파 대역 활용 서비스와 장비 산업 발전 지연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예정처는 5G 28㎓ 장비·단말 생태계가 2025년 이후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나, 통신 3사의 28㎓ 대역 포기로 기술·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향후 6G 도입 시 초고주파수 대역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8㎓ 기술과 활용 경험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6G 시대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를 제외한 신규사업자를 대상으로 주파수 할당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 7월 할당 공고를 냈고 내달부터 신규 사업자의 신청을 받을 계획입니다. 다만 예산처는 "통신3사 외 추가 신규사업자 참여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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