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반복되는 회계부정…다시 커지는 불신
사건 혐의, 회사 장부조작 있어야 가능
이호진 차명주식 등 비슷한 사건 반복
2023-10-25 15:42:34 2023-10-25 16:46:19
지난 24일 경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태광그룹 회계부정 의혹을 낳는 이호진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또다시 수사선상에 놓였습니다. 비슷한 사건 유형이 반복되면서 그룹에 대한 회계 투명성 논란도 계속됩니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압수수색까지 이어진 이 전 회장의 사건 혐의는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20억원 이상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입니다. 경찰은 직원 계좌로 허위 급여를 지급해 회삿돈을 빼돌렸고, 태광CC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를 유용했다고 보고 수사 중입니다. 이들 사건 유형은 회사자금 지출 내역을 속이는 장부조작이 있어야만 가능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룹 신뢰도 추락도 우려됩니다.
 
이미 비슷한 사건 유형이 반복돼 여론의 불신감도 적지 않습니다. 앞서 이 전 회장이 조세포탈 등으로 실형을 살고 감독당국에 적발돼 고발되거나 제재를 받았던 여러 불법행위들도 법인 장부조작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사실상 이 전 회장 개인 비자금을 형성하는 목적이었으나 회사들도 제재를 받아 사건에 연루됐음이 드러났습니다.
 
태광그룹이 스스로 밝혔던 이 전 회장의 상속 주식 중 차명 주식의 존재는 2004년부터 2018년까지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 문제로 공정위 고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후 이 전 회장에 대해선 검찰이 약식기소해 벌금형으로 종결됐으나, 태광산업은 차명주식을 누락해 금감원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법정구속되며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회사 자료를 거짓기재하도록 영향을 미쳤다고 조사당국은 판단했습니다. 태광산업이 차명주식을 누락함으로써 사익편취규제 대상에서도 빠지는 등 법 사각지대에 놓인 수혜가 총수일가에게 있다고 본 것입니다. 공정위가 김치, 와인 사익편취규제 위반 내용을 밝혔을 때는 회사 비용으로 구매해 직원 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회계 부정 사례도 언급됐습니다.
 
태광그룹 측은 그러나 이번 사건 의혹은 이 전 회장의 공백기에 벌어진 전 경영진의 전횡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그룹에 따르면 앞서 지난 8월 초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그룹 내 부동산 관리 및 건설·레저(골프장) 사업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 티시스의 내부 비위 행위를 적발했고 이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그룹 실세로 불리던 김기유 티시스 대표를 해임했습니다.
 
태광그룹은 “내부 감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에 전문성을 가진 법무법인 로백스를 감사에 참여시키고 있으며 로백스를 통해 디지털 포렌식과 회계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부감사에서 드러난 전 경영진의 전횡과 비위 행위가 이 전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으로 둔갑해 경찰에 제보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이 전 회장의 광복절 특사 후 2개월여 만에 사건이 불거져 법무부가 특사 후보 감별이 부족했단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태광그룹이 특사 전 약속했던 12조원 투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번집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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