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의대정원 최소 1천명 증원”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인터뷰
“정부가 약속한 9·2 노정합의 이행 점검”
2024-01-11 14:59:49 2024-01-11 18:41:5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올해 10기 지도부가 출범한 보건의료노조가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와 소아과 오픈런, 원정출산 등 왜곡된 의료체계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진행되는 의대정원 확대 논의에서도 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최소 1000여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11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2003년 사스부터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를 겪었고, 전문가들은 3~4년 주기로 감염병 유행을 전망하고 있다”며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공공의료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건 이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대학병원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의료체계가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원정출산과 불법의료 등 열악한 의료현실 속에서 필수·지역의료 강화도 시급한 상황”이라며 “보건의료노조가 의료현장 개선과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해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건의료노조는 의대정원 확대 규모도 최소 1000명에서 3000명 수준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의사들의 근무여건 개선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 인력의 대폭적인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앞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발표를 앞두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9일 적정 증원 규모를 350명 선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350명 증원 규모로는 불법의료 근절과 의사 수급 불균형 해소, 불만족스러운 진료서비스 개선, 의료사고 예방, 번아웃으로 내몰리는 의사들의 열악한 근무여건 개선 등 어느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19년째 의사 정원 동결로 인력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의대정원을 대폭 확대하면서 이후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최 위원장은 “350명 증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 요구로 감축한 351명을 복원하는 수준으로, 공공의료 살리기 대책이 아닌 생색내기용 증원에 불과하다”며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사업무를 대리하는 진료지원인력만도 2만명으로 추산되고, 그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폭적인 확충이 없다면 불법의료 근절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19년만에 총파업 성과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7월 의료현장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공공의료서비스 붕괴 등의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2004년 의료 민영화 저지와 주5일제 관철을 위한 총파업 이후 19년 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직종별 적정 인력기준 연구과 교대근무제 시범사업 확대 등이 추진됐고,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1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 간병 부담 경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연말 국회 앞 농성과 단식투쟁을 통해 경영위기에 내몰린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들의 지원 예산도 확보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윤석열정부 하에서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등 노조 탄압이 이어져 산별 총파업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그만큼 절실하고 절박한 요구가 전달되면서 성공적으로 파업을 진행하고 성과를 냈다”며 “올해도 정부가 약속한 9·2 노정합의 사항들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의료영리화와 건강보험 축소 등 현안들에 맞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사진=보건의료노조)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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