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언 "핫플과 쪽방 공존하는 종로…행정지원·정서동행 필요"
22대 총선서 종로구 당선…첫 일정으로 쪽방상담소 찾아
"어릴 때 지하 단칸방 거주 경험…쪽방촌 주민들 삶 공감"
"'쪽방'의 모호한 기준 재정립해야…위기가구 '발굴' 노력"
2024-06-17 16:43:10 2024-06-17 16:43:1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종로에도 쪽방촌이 있습니다. 돈의동의 경우 최근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익선동과 맞붙어 있는데, 하늘에서 보면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 곳이에요. 사람들이 북적이고, 유행을 선도하는 즐비한 가게 사이로 10m만 들어가면 현실에 체념할 수 밖에 없는 쪽방촌 거주민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국가도 쪽방촌 사람들을 적극 도와야하고, 정치에선 그 역할을 제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기가구 발굴'과 같이 '찾아가는 형태'의 선제적 행정지원과 정서적 동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쪽방촌 문제에 관해 인터뷰를 하면서 "당선 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종로구 돈의동 쪽방상담소"라고 말했습니다. 곽 의원은 "당장 다가올 폭염이 걱정된다"며 "지난해 종로구에선 취약계층 가구를 대상으로 에어컨 설치 등을 지원했지만, 에어컨 설치에 대한 '건물주-입주자' 간 입장 차이 등 문제가 여실히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종로구 쪽방촌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곽상언 민주당 의원실 제공)
 
곽 의원은 22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입니다. 하지만 쪽방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곽 의원은 "쪽방상담소 소장님을 비롯해 관계자 분들께서 노력하고 계시지만, 여전히 주민 주거환경은 열악하다"면서 종로구청을 포함한 관계기관과 소통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곽 의원의 지역구인 종로엔 서울 5대 쪽방촌 중 돈의동 쪽방촌과 창신동 쪽방촌이 있습니다. 곽 의원의 지역구 자체가 쪽방촌 문제와 떼려야 땔 수 없는 겁니다. 하지만 쪽방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숨겨진 이야기도 있습니다. 곽 의원은 "아내가 '어릴 적 아버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를 도와 선거운동을 하면서 쪽방촌에 처음 갔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라며 "나 역시 어릴 때 지하 단칸방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쪽방촌 주민들의 삶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곽 의원은 특히 "가구들이 과도하게 밀집되어 있어 화재위험 등 안전사고 발생이 가장 우려된다"며 "서울시, 종로구 관계부서와 소통해 안전사고 예방과 주거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 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22대 총선 당선 후 가장 먼저 '쪽방상담소'를 찾았다. 곽 의원이 쪽방촌 거주민의 생활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듣고 있다.(사진=곽상언 민주당 의원실 제공)
 
다음은 곽 의원과의 일문일답.
 
-22대 총선에 당선된 후 종로구 돈의동 쪽방상담소를 방문했습니다. 돈의동의 경우는 쿨링포그(안개형 냉방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쪽방상담소가 잘 운영되고 있는 편인데 실제로 방문하시니 어땠습니까.
 
지난 4월11일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종로구 돈의동 쪽방상담소를 방문했습니다. 상담소 운영과 쪽방촌 지원 현황을 확인키 위해서였는데요. 상담소에선 세탁·목욕시설뿐 아니라 치과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쪽방상담소 관계자 분들께서 노력하고 계시지만, 여전히 열악한 주거환경이고 폭염을 앞둔 만큼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평소 쪽방촌 거주나 등 취약계층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관련된 경험이 있으십니까.
 
서울엔 5대 쪽방촌(창신동·돈의동·남대문로5가동·동자동·영등포동)이 있고, 그중 두 곳(창신동·돈의동)이 종로구 소재입니다. 종로구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많은 관심을 두고 있죠. 이번 선거 기간에도 몇 차례 방문했습니다. 주민 분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현재 시행 중인 행정지원책에 대해서 정보 접근이 원활하지 않아 지원을 못 받고 계신 분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쪽방촌은 주거형태의 특성상, 주민 간 소통과 왕래가 많지 않습니다. 고독사 위험도 큰 문제 중 하나라 위기가구 발굴과 같이 찾아가는 형태의 선제적 행정지원과 정서적 동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종로구 쪽방촌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곽상언 민주당 의원실 제공)
 
-여름철에 쪽방촌 폭염경보가 울리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에어컨을 설치해주는 등 지원이 있는데요. 종로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해, 종로구 역시 취약계층 가구를 대상으로 에어컨 설치 등을 지원했습니다. 관내 복지시설을 지정해 '어르신 무더위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 기준으로 쪽방촌 에어컨 보급률을 살펴보면, 가구 대비 에어컨 수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 12일 기준 종로구 관내 쪽방촌 에어컨 보급률은 돈의동 13%(730 방 중 95대), 창신동 6.3%(238방 중 15대)입니다.

예산 문제도 있겠으나, 에어컨 설치에 대한 '건물주-입주자' 간 입장 차이가 있습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전기요금과 에어컨 설치공사 자체에 대해서도 부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요. 의견을 조율하고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인만큼 관계기관과 소통해 필요한 일을 할 계획입니다. 

-에어컨 설치나 시·구에서 주는 취약계층 보조금 등 현행 쪽방 지원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질적 대안이나 앞으로 준비하고 계신 정책 등이 있으십니까.
 
지원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데, 지원 대상에 대한 정확한 파악부터 선행되어야 합니다. 실제 쪽방촌에 살지만, 해당 방이 쪽방으로 등록되지 않아 지원을 못 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편, 쪽방과 다름없는 열악한 주거환경임에도 쪽방의 '모호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을 못 받는 분들도 계십니다.
 
쪽방은 '면적', '보증금 유무', '거처 유형' 등의 기준을 통해 정하고 있는데요. 현실을 반영해 기준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쪽방의 다양한 형태를 포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분산된 지원정책도 문제입니다. 가령 기초자료가 되는 '주거실태조사'는 국토교통부에서 하고 있고, 실질적인 지원책은 보건복지부 또는 각 지자체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부처별 흩어져 있는 지원정책을 한 데로 모으는 게 필요합니다. 행정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기관 간 업무를 한 곳에서 담당하는 '원스톱 통합 지원조직' 신설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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