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넷제로 불가능"…탄소 뿜는 데이터센터 플랜B 모호한 네카오
네이버·카카오 '2040 넷제로 목표'
네이버 “데이터센터 더 지을 계획 없어”
카카오 “재생에너지 등 통해 달성 노력”
2024-07-11 16:20:52 2024-07-11 16:51:3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인공지능(AI) 열풍 속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데이터센터가 IT기업들의 필수 요건으로 떠올랐는데요.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대한 부담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2040년 넷제로'를 목표로 세웠지만 달성 여부에는 확신이 없는 것으로 감지됩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넷제로' 목표를 세워둔 상태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확장 수요로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좀 더 구체적이고도 장기적 계획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네이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7만8884tCO2e(이산화탄소 환산량) △2022년 8만6991tCO2e △2023년 8만9505tCO2e으로 1년 사이 3% 증가했습니다. 사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에 개소한 각 세종의 데이터센터 가동 영향도 있습니다.
 
카카오의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는 11만4022tCO2e로 2022년(13만7908tCO2e)에 비해 17.3% 줄었습니다. 임차한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노후화 서버장비를 고효율 신규 장비로 교체하면서 회사 전력 사용량이 줄면서 온실가스 사용량도 다소 줄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2023년 12월 21일 서울을 비롯한 내륙 대부분 한파특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화력발전소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네이버는 춘천과 세종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고, 카카오는 올해 1월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부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 '안산'을 열었습니다. 카카오의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에는 안산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양사는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를 점쳤고 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크게 증가할 것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또 넷제로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고도 밝혔지만, 달성 여부는 확신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204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직접전력거래계약(PPA)을 통한 재생에너지 확보, 사옥과 데이터센터 내 자가 재생에너지 발전과 생산설비 확대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전력을 1784 사옥에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고효율 장비 도입과 재생에너지 조달 등을 통해 넷제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양사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마련했다는 시스템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넷제로 달성에 태부족임을 알 수 있는데요. 태양광 설치로 공급받는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열을 식히는 냉각기 시스템 등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이들의 넷제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2040년 넷제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향후 데이터센터 확장, AI 연구소, 전기차 등이 보편화될 때는 전기가 현재보다 2배 이상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업의 넷제로 달성을 위해선 정부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는데요. 여전히 우리나라의 전기 65%가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상황 속 에너지원 다각화를 위한 큰 그림은 정부 차원에서 그려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네이버,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 시스템이나 태양광 설치로 재생에너지를 씀으로써 전력을 효율화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이기 위한 대안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최대한 짓지 않는 게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근본적인 대안이겠지만, AI 가속화로 이는 쉽지 않다"며 "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 구매비용도 크게 증가해 회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를 더 지을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카카오는 안산에 이어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지을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왼쪽은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서버실. 오른쪽은 카카오의 '데이터센터 안산' 서버실.(사진=각 사)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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