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까지 번진 웰크론한텍 PF 상환 부담
채무인수약정 만기에 새 법인 만들어 사업장 인수
"PF 상환 위해 시공사 양수 후 재매각…부실 사업장 늘어"
PF 상환 문제없다던 거북섬 오뷰코스타도 만기 연장
2024-08-23 06:00:00 2024-08-23 08:24:5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웰크론한텍(076080)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계열사 및 모기업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그룹사가 건설 기업들 살리기에 동원되면서 ‘릴레이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웰크론(065950)은 자회사인 웰크론한텍이 책임준공계약을 체결한 사업장의 채무인수약정을 실행하기 위해 없는 법인까지 설립해 사업장을 직접 인수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임차인 못찾은 물류센터…없는 법인 만들어 인수
 

웰크론한텍 채무인수를 보증한 이천시 위치 물류센터 모습. (사진=박준형 기자)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웰크론은 지난 7월3일 웰크론로지스틱스를 설립했습니다. 웰크론로지스틱스는 보관 및 창고업을 영위하는 법인입니다. 지난 12일 웰크론이 60억원과 웰크론한텍이 55억원을 출자해 각각 지분 50%, 45.8%를 확보했습니다.
 
웰크론로지스틱스는 웰크론한텍이 책임준공계약을 체결한 경기도 이천시 이황리 소재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채무인수약정 실행을 위해 설립됐습니다. 앞서 웰크론한텍은 지난 2022년 이천 이황리 물류센터 신축공사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책임준공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웰크론한텍이 책임준공의무를 이행 및 조건부 채무인수약정을 제공하면서 590억원의 부동산 PF가 발생했습니다. 
 
책임준공 관련 채무보증 만기는 작년 11월30일이었지만, 지난해 보증기간을 올해 5월까지로 연장했습니다. 다만 올해 5월까지도 해당 PF를 상환하지 못했고 올해 12월까지로 채무인수약정은 재차 연장됐습니다. 해당 물류센터는 지난 1월에 이미 사용승인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2차례에 걸친 만기 연장에도 임차인을 찾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최근 수도권 물류센터 임대차·매매 시장은 과잉 공급 위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물류센터 공급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임차인 유치 경쟁심화, 공사비 증가에 따른 중공 지연, 금리인상 등 투자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PF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 소유권을 시공사가 양수한 이후 재매각 절차를 밟는 사업장 등 부실채권(NPL) 성격의 물류센터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웰크론한텍이 시공한 이천 물류센터 PF 역시 지난달 30일 웰크론로지스틱스가 물류센터를 인수하고서야 모두 상환이 완료됐습니다. 다만 물류센터 인수로 인해 웰크론한텍의 재무부담도 확대했습니다. 웰크론한텍이 KB부동산신탁주식회사와 체결한 이천 물류센터 공사 계약금은 434억원인데요. 웰크론로지스틱스는 총 693억원을 들여 인수했습니다. 
 
공사비용을 제외해도 250억원이 넘는 손해를 본 셈입니다. 웰크론과 웰크론한텍이 이천 물류센터 인수를 위해 사용한 금액만 290억원에 달합니다. 웰크론과 웰크론한텍이 출자한 115억원이 그대로 사용됐으며, 웰크론한텍은 추가로 175억원을 웰크론로지스틱스에 대여해줬습니다.
 
EOD 해결못한 거북섬 생숙…1년 만기 연장
 
웰크론한텍의 경우 지난해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됐던 경기도 시흥시 시화 멀티테크노벨리(MTV) 내 숙박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사업 역시 해결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지난달 대주단과의 합의를 통해 기한이익상실(EOD) 선언을 1년간 유예했지만, 분양 흥행 여부를 장담하기 힘들어 재무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앞서 웰크론한텍은 지난 2021년 시흥시 거북섬 시화 MTV에 위치한 ‘오뷰코스타’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시행사(디에스코스타)와 책임준공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공사 진행을 위해 성남동부새마을금고 등 새마을금고 14개 지점에서 52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받았고,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도 맺었습니다.
 
당초 예정된 책임준공일은 지난 1월1일이었지만,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EOD 선언을 지난달 1일까지로 유예했습니다. 지난달 또다시 EOD 선언을 내년 7월까지로 1년 연장했습니다. 
 
웰크론한텍은 지난해 1월 책임준공 미이행 발생 당시 7월 PF 상환은 자신했지만, 채무인수 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것입니다. PF 상환의 관건은 분양률입니다. 다만 채무상환이 잘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주거 및 대출 등의 어려움으로 수분양자와의 분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PF부실에 따른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웰크론한텍의 주가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3410원에 거래를 시작한 웰크론한텍 주가는 지난 9일 1216원까지 하락해 52주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현재도 1700원대에 거래되며 연초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부동산 PF 부실 및 이천 물류센터 재매각 여부 등과 관련해 웰크론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 이외에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웰크론한텍이 시공한 '오뷰코스타'의 모습. (사진=박준형 기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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