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타머사이언스, 관리종목 위기에 유증…손 놓은 최대주주
최대주주 지분율 17→10%로 '뚝'
법차손·자본잠식 우려에 유증…대주주는 지분 매각
성장 없이 상장 유지에 급급…상폐 면피용 합병까지
2024-09-03 06:00:00 2024-09-03 14:58:03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압타머사이언스(291650)가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해소를 위한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 위기에 따른 자금조달임에도 최대주주의 참여율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최대주주는 추가적인 지분 매도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주주배정 유증
 
(사진=압타머사이언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압타머사이언스는 24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정 발행가는 1953원이며, 발행주식총수의 68.71%인 1230만주를 발행합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 성장성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상장주선인이 성장성이 있다고 인정해 추천하는 기업의 경우 전문평가기관의 평가등급 없이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가능한 제도입니다. 기술 특례상장과 마찬가지로 일부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서 적용이 면제됐습니다. 압타머사이언스가 주주배정 유증에 나선 것은 상장 5년차를 맞으면서 관리종목 면제특례가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부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관리종목 지정 면제가 종료됐고, 올해 △매출액 미달 요건이 종료됩니다.
 
앞타머사이언스는 상장 이후 제대로된 영업실적을 보이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습니다. 상장 당시 2022년 매출액 35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 2023년에는 매출 782억원에 영업이익 4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상장 후 한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2억원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에는 71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결손금이 쌓이면서 회사의 자기자본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2020년 351억원이던 자기자본은 지난해 154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지난해 법차손은 136억원으로 자기자본의 87.87%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과 법차손은 각각 98억원, 55억원으로 자기자본을 늘리지 않을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 규정상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 넘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됩니다.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자본잠식 우려까지 커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압타머사이언스의 자본금과 자기자본은 각각 89억원, 98억원으로 하반기 결손금이 10억원만 추가되도 부분자본잠식에 빠지게 됩니다.
 
회사 위기에도 저조한 최대주주 유증 참여
 
회사의 위기에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지만, 정작 최대주주는 지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증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는 이번 유증에서 30%의 참여율을 예고하며 큰 폭의 지분율 하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 대표의 현재 압타머사이언스 지분율은 15.70%(281만주)입니다. 이번 유증에서 발행되는 신주는 발행주식총수의 68.71%(1230만주)로, 한 대표가 예정대로 유증에 30%만 참여할 경우 지분율은 11.22%까지 감소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선 유증 완료 시점 한 대표의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 대표가 유증 청약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지분 또는 배정받게 될 신주인수권증서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매각 수량 및 가격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요. 청약 참여 물량과 지분 매각이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질 경우 지분율은 9.30% 수준까지 내려갑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회피를 위한 자금조달에서 최대주주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면 책임경영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면서 “유증으로 기존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저조한 유증 참여와 지분 매각 가능성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에 대한 디테일한 계획은 없지만, 유증 완료 이후 지분율은 10%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상장 후 기술이전 '0'건…관리종목 면피용 합병
 
유증이 완료되면 당장은 관리종목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압타머사이언스는 자회사인 인터내셔널사이언티픽스탠다드를 흡수합병하면서 매출액 30억원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도 털었습니다. 인터내셔널사이언티픽스탠다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35억원입니다. 
 
다만 본사업에서 여전히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 합병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압타머사이언스의 주요 사업전략은 임상 초기 단계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성 확보인데요. 아직까지 기술이전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압타머사이언스의 매출은 7100만원에 불과합니다.
 
유증 주관사인 BNK투자증권은 “압타머사이언스는 간암치료제(AST-201) 및 혈액암치료제(AST-202)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나, 현재까지 체결한 기술 수출은 없다”면서 “임상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압타머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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