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서랍장이 유독 무거운 이유
76.2㎝ 이하의 서랍장도 전도 테스트 진행
서랍장 뒷판·지판에 하중…무게중심을 뒤에
2024-09-06 17:59:28 2024-09-06 17:59:28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가슴이 철렁한 경험을 했습니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5살 난 A씨의 아이가 안방 서랍장의 서랍을 모두 열어 계단처럼 만든 뒤, 서랍장 위에 올라가 장난을 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A씨는 "만약 서랍장이 넘어져 아이가 깔렸다면 크게 다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위험한 장난은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어떤 행동을 할 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샘연구소에서 전도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샘)
 
어린이 가구의 경우 돌발 상황이 많아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샘(009240)은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시험해야 하는 서랍장 높이인 76.2㎝ 이상은 물론, 그 이하의 서랍장도 전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인용 제품에도 어린이 전도 테스트 기준을 적용합니다. 모든 가구에는 어린이의 손이 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샘은 서랍장 출시 전 한샘연구소를 통해 △균형 테스트 △서랍 하중 테스트 △윗서랍 하중 테스트 등 총 3가지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우선 균형 테스트는 서랍장에 아무 하중도 가하지 않고 모든 문을 열어 3분 가량 지켜보는 시험입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균형을 잃으면 부적합 판정이 내려집니다. 서랍 하중 테스트는 각 서랍마다 여러 개의 추를 놓아 전도 위험을 확인하는 시험이고, 윗서랍 하중 테스트는 맨 위 서랍만을 열고 25㎏의 추를 올려두고 3분 가량 지켜보는 시험입니다. 국내 5세 남자아이 상위 5%의 체중이 약 25㎏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한샘은 서랍장의 뒷판과 지판(아래 판)을 무겁게 제작합니다. 무게 중심을 뒤에 둬 혹시나 어린이가 서랍장에 오르더라도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바닥이 울퉁불퉁할 경우를 대비해 수평을 맞추기 위한 레벨러도 있다. 레벨러를 돌리면 다리의 높이가 조절돼 서랍장이 안정적인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특히 철물이나 고무 밴드로 서랍장을 벽에 고정하도록 철저하게 권고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아울러 한샘은 목재, 접착제 등 모든 자재를 폼알데하이드 방출량 0.5㎎/ℓ 이하의 E0 등급으로 사용합니다.
 
한샘 관계자는 "유해성, 안전성에 대해 국내 법 기준 보다 높은 자체 기준을 세우고 모든 자재와 부자재를 시험 중"이라며 "내 가족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국민권익위원회는 한국소비자원과 협업해 가구 넘어짐 사고 관련 위험성 분석을 한 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가구 전도사고는 105건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서랍장 전도 사고 방지 강화방안'을 마련해 국가기술표준원에 권고했습니다. 현재 시험 대상 서랍장 높이 기준은 76.2㎝인데 이보다 낮은 서랍장은 전도 사고에 대한 시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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