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박달동 준공업지역 개발을 두고 갈등하던
노루페인트(090350)와 안양시, 안양도시공사가 실무협의체를 마련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자 주장만 펼치던 데서 나아가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을 찾고 있는데요. 합의안 도출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존 밀어붙이기 방식은 일단락된 모습입니다.
18일 노루페인트와 안양시, 안양도시공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17일 10명 이내의 인원으로 실무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현재까지 협의체는 2차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쯤 3번째 회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협의체 산하에는 노루페인트와 안양도시공사 간 소협의체가 있는데요. 이들 협의체도 따로 2차례 회의를 진행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기존 계획안을 당장 그대로 추진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합의점을 찾기로 했습니다. 안양시 관계자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노루페인트의 안도 반영하고 안양도시공사의 기본적인 안도 반영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제3의 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한두 번 회의해서 가시적으로 결론이 나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의견을 좁혀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안양시와 안양도시공사는 오는 2031년까지 만안구 박달동 623번지 일원에 '박달 지식·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부지에는 노루페인트 안양공장이 가장 큰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1월 안양도시공사와 안양시는 박달동 공업지역 일원 입주 기업체를 대상으로 2차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참여한 기업들이 기업 의견 청취를 요구했으나 안양도시공사는 전면 개발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지난 1월 안양시청 앞에 박달준공업지역 노동자연대 천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에 박달준공업지역 노동자연대 투쟁위원장인 홍순철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은 지난해 12월30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68일간 안양시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실무협의체를 마련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었습니다. 당초 2차 간담회 이후 안양시와 안양도시공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해 주민 의견을 수용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으나 실무협의체가 가동한 이후 그 시기가 뒤로 밀렸습니다. 이해당사자 간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다만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박달 준공업지역은 지난해 9월 이후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 증축 등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미래첨단연구단지 조성을 통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려했던 노루페인트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노루페인트 측은 개발행위 제한지역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안양도시공사 측은 개발행위 제한지역 지정 기간이 정해져 있다면서도 "당사자와의 협의가 우선이다. 당초 계획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보고 있다. 노루페인트의 계획이 안양도시공사의 계획과 일치한다면 조율해서 변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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