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1분기 무선 매출 확대와 부동산 자회사 일회성 이익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주가도 우상향하며 통신3사 중 시총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다만 시장과 소통하는 창구는 줄였습니다. 분기별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하던 컨퍼런스콜을 중단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비공개 코퍼레이트데이(콥데이)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와 소통 확대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인데요. 일각에서는 KT 규모에 맞지 않는 소극적인 소통 방식이란 비판을 내놓습니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KT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8451억원, 6888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 영업이익은 36% 증가했습니다. 무선가입자가 2644만5000명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5% 늘어났습니다. 5G 가입자 비율은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78.9%를 차지했습니다. 무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했습니다.
KT그룹사 이익기여도. (자료=KT IR 자료)
부동산 자회사들도 실적에 기여했습니다. KT는 그룹사인 넥스트커넥트PFV(NCP)를 통해 구의역 일대 강북본부 부지에 개발한 롯데 이스트폴 아파트 입주가 지난 3월에 시작됨에 따라 분양 매출과 이익이 이번 1분기 실적에 일부 반영됐습니다. KT에스테이트는 호텔, 오피스, 개발 등으로 구성된 다각화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KT 대전인재개발원 부지에 추진 중인 86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개발사업은 분양이 100% 완료됐습니다. KT그룹사 이익기여는 지난해 1분기 1127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1분기에는 2887억원으로 대폭 확대됐습니다.
KT는 "통신 등 핵심 사업의 성장과 일회성 부동산 분양 이익 일부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개선된 실적과 별개로 KT는 올해 컨퍼런스콜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KT 관계자는 "올해 컨퍼런스콜 대신 기관 투자자 대상 콥데이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콥데이는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경영 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기 위한 비공개 자리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특수성 상 연임에 대한 질문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실적 부분,
SK텔레콤(017670) 발 정보보호 이슈 등 컨퍼런스콜에서 불편한 질문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언론 공개 컨퍼런스콜 대신 비공개 기업활동(IR)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 임기는 내년 3월까지입니다. 연임 논의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지만, 김 대표가 연임을 염두에 두고 수익성 중심 성과에 내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입니다. 또한 1분기 기업서비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하는 등 KT가 그간 강조해온 MS와 협력의 가시적 효과는 아직입니다. 이밖에 최근
SK텔레콤(017670)발 정보보호에 대한 이슈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것도 부담 요인입니다. 전날 진행된
LG유플러스(032640) 컨퍼런스콜에서도 정보보호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습니다.
앞서 KT는 대표 연임 이슈가 불거졌던 2022년 1분기와 4분기에는 컨퍼런스콜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에는 구현모 전 대표가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기관 투자자 대상 콥데이와 컨퍼런스콜을 동시에 진행한 바 있습니다.
대기업 상장사 IR 관계자는 "기업이 자금 유치가 필요할 경우 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NDR·Non-Deal Roadshow)나 콥데이를 선택적으로 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에 진행하던 컨퍼런스콜과 병행하는 것이 보통의 방향"이라며 "컨퍼런스콜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상장사로서 시장과 소통도 중요하기에 대개의 경우 기존에 해오던 것을 중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KT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홈페이지에 상장 이후 대부분의 실적을 올리며 실적에 대해 적극 소통하고 있다"며 "콥데이 후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를 통해 충분히 내용을 담아 낼텐데, 소통을 다각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KT의 해명에도 다수의 알권리를 위해 이번 KT 소통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T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T의 소액주주 비중은 53.0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컨퍼런스콜은 기본적으로 투자자와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기본 책무"라며 "기업들이 그동안 컨퍼런스콜 등 IR에 나선 것은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알 권리를 위한 기본 장치로서 역할을 해오던 것인데, 이를 축소하는 행위는 기본 책무를 저버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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