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출범 10주년을 맞은 네이버(
NAVER(035420))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네이버 D2SF가 미국 실리콘밸리 거점을 활용해 스타트업 기업들의 북미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 D2SF는 13일 서울 강남에서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열고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양상환 D2SF 센터장을 비롯해 주요 투자 스타트업인 테크타카, 무빈 대표 등이 참석해 실질적인 성과 사례와 협업 경험을 전했습니다.
10년간 115개 스타트업에 투자…기업가치 5조2000억
D2SF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며 지금까지 총 115개 스타트업을 발굴했습니다. 투자 당시 이들 스타트업의 99%는 시드 또는 시리즈A 초기 단계였지만, 현재 이들의 전체 기업가치는 약 5조2000억원에 이릅니다. 이는 2021년(70개팀 기준)과 비교해 4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양 센터장은 “인공지능(AI), 버추얼, 로보틱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기술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높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D2SF 포트폴리오 기업의 생존율은 96%에 달하고, 시드 단계에서 Pre-A에 이르기까지의 평균 소요 시간은 18개월로 글로벌 평균보다 빠르다”고 설명했습니다.
D2SF는 협업 가능성보다 기술 잠재력에 초점을 두고 초기 투자에 나선다는 철학 아래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장 시너지가 없더라도 기술적으로 가능성이 충분하다면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양 센터장은 “기술 중심의 팀,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는 팀, 빠르게 성장하는 팀에 투자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내 최초 AI 반도체 칩을 설계한 퓨리오사AI, 로봇 SW 기업 최초 상장사 클로봇, AI 데이터 플랫폼 최초 상장사 크라우드웍스 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상환 D2SF 센터장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통해 D2SF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방향을 공유했다. (사진=네이버)
커뮤니티 기반 성장…“밸류업 경험의 차이”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성장 이후에도 입주 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커뮤니티 운영 등을 통해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점도 D2SF의 특징입니다.
양 센터장은 “D2SF의 커뮤니티와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팀의 경우 평균 18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반면, 그렇지 않은 팀은 2배 성장에 그친 경우도 있었다”며 “스타트업이 자주 소통하고 필요한 밸류업을 요청할수록 함께 성장하는 힘이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질적 시너지 사례도…“네이버 배송, 당일 출고율 99.9%”
D2SF는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할 뿐 아니라, 이들과의 실제 사업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약 64%는 네이버와 실질적인 협업 과제를 발굴해 기술·서비스 연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D2SF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받은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는 ‘네이버쇼핑’과 협력해 ‘네이버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양 센터장은 “현재 주 7일간 네이버배송을 운영하며, 당일 출고율 99.9%를 기록하고 있다”며 “물량 급증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최별이 무빈 대표는 “기술 중심 스타트업은 브랜딩이 약할 수 있는데, D2SF의 피드백을 통해 기술력 자체를 스토리로 풀어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브랜딩 전략을 배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진출 본격화…“북미는 새로운 기회의 장”
네이버 D2SF는 작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거점을 마련하며 활동 반경을 해외로 넓혔습니다. 현재 D2SF 포트폴리오 스타트업 중 81%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양 센터장은 “한국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한 확장이 아닌 시장·자본·고객과의 연결이 필요하다”며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북미 시장 진출 교두보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양 센터장은 “대기업 자본이 창업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지난 10년간 증명했다”며 “앞으로도 스타트업들과 함께 긴 호흡으로 산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D2SF를 설립하게 된 배경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최 대표는 “2015년 당시 모바일 중심 스타트업은 주목받았지만,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저평가돼 있었다”며 “네이버는 기술로 출발해 기술로 성장한 기업으로서 기술 중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필요성을 느껴 D2SF를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대표는 “자금뿐 아니라 네이버의 인프라,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온 스타트업들이 상장과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기술 스타트업들이 더 큰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상환 D2SF 센터장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통해 D2SF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방향을 공유했다. (사진=네이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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