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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15일 17: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코아스템켐온(166480)이 보유 자사주를 적극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며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최근 1년새 자사주 매각만 4차례 반복되고 있어 적지 않은 잔여 자사주에 대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합병을 통해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한 이래로 소각을 하거나, 소각할 계획도 없어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코아스템켐온 첨단바이오 의약품 센터 전경 (사진=코아스템켐온 제공)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 1146만734주 취득…자금 조달 재원으로 활용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아스템켐온은 최근 운영자금 및 연구자금 확보 목적으로 자기주식처분결정을 공시했다. 회사는 이달 8일부터 오는 8월7일까지 3개월에 걸쳐 34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처분한다. 위탁투자중개업자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내려진 자사주 매각 처분 결정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100만주를 한양증권에 33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 같은 자사주 매각 조치는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뉴로나타-알'의 임상 3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2021년부터 연구개발비가 급증해 2021년 135억원, 2022년 108억원, 2023년 135억원, 2024년 127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집행됐고, 2023년부터는 오송 생명과학단지 공장 신축에 총 187억원이 투입되면서 유동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구체적으로 2021년 123%에 달했던 유동비율은 2023년 26%까지 주저앉은 뒤 지난해 말 기준 38%로 집계되며 적정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도 2021년 517억원에서 지난해 말 2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단기차입금 84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78억원 등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만 162억원 규모로 보유 현금성 자산의 6배에 달하고 있다.
그동안 코아스템켐온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보유 자사주를 재원으로 적극 활용했다. 지난 2022년 12월 코아스템과 켐온의 합병으로 출범한 회사는 합병 과정에서 1146만734주를 취득한 바 있다. 회사는 합병 이듬해인 2023년에는 각각 215억원, 108억원 규모의 2, 3회차 교환사채(EB)를 발행해 과거에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조기상환했다. 이어 2024년 3월에도 운영자금 및 오송 생산설비 구축 시설자금 조달의 목적으로 210억원 규모의 4회차 EB를 발행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자사주 매각이 시작됐다. 7월에는 총 36억원 규모의 자사주 30만주를 국내 기관 투자자에 처분했으며, 8월부터 11월에 걸쳐서는 총 104억원 규모의 자사주 90만주를 국내외 기관 투자자에 처분했다. 이로써 회사는 최근 1년간 320만주를 매각하게 됐다.
잔여 자사주에 대한 오버행 리스크…지난 3년간 배당·소각은 '전무'
통상 신약개발회사는 연구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비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자금조달을 시도하며 주가 하락 및 과도한 지분 희석 리스크에 노출되곤 하는데, 코아스템켐온의 경우 자사주를 활용해 자금조달 이슈를 해소하며 주주들에게 따로 손을 벌리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문제는 지속적인 오버행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합병 시 확보한 자사주 가운데 처분수량은 587만5057주다. 여기에 더해 올해 200만주 처분량을 감안할 시 잔여 자사주는 358만5677주로 전체 발행주식수의 10.91%에 달한다. 적지 않은 수량이 남아 있고, 회사가 자금 조달 재원으로 자사주를 적극 활용해 왔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자사주 매각으로 유통 주식수가 늘어나며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자사주 처분수량에는 2, 3, 4회차 EB의 교환 대상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위탁한 수량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오버행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EB의 실제 처분은 예탁결제원에 예치된 교환용 자기주식과 교환이 이뤄질 때마다 완료되며, 이는 주식교환 이후 시장에 매물로 출회될 수 있다.
아울러 코아스템켐온은 합병을 통한 대규모 자사주 취득 이후 지난 3년간 배당이나 소각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회사는 합병 이후 202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고 누적 결손금 규모는 934억원에 달해 배당 가능 이익이 발생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며, 지난해 사업보고서 작성일 기준으로 자사주 추가 취득 계획이나 소각 계획은 없었다.
<IB토마토>는 코아스템켐온 측에 오버행 우려에 대한 입장과 자사주 추가 매각 혹은 소각 계획 여부를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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