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게임사 노조 지회장들이 게임 정책 마련을 위해 업계 목소리를 모으고 있는 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를 향해 포괄임금제 폐지 등 노동자 처우 개선에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16일 민주당 게임특위는 화섬노조 IT 위원회 소속 넥슨·엔씨소프트·엑스엘게임즈·스마일게이트·웹젠 노조 대표와 '게임, 사람, 이야기' 간담회를 열고 노동환경 개선책을 들었습니다.
배수찬 넥슨 지회장은 "(윤석열정부에서) 매번 게임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서 유연근무제를 굉장히 확대하려는 것에 대해 많이 실망했다"며 "그 근거가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가 16일 국회도서관에서 '게임, 사람, 이야기'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배 지회장은 "정책을 만드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늘 당황스러웠던 건, 우리가 실제로 얼마나 일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다"며 "정부도 마찬가지고 시도 마찬가지고 심지어 노동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어떤 데이터도 기준도 없이 그냥 '게임산업은 특수하다'라는 회사의 말만 듣고 우리가 과도하게 유연한 노동을 해야 하는 것처럼 기사화되곤 했다"며 "게임회사 노동자들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못 박았습니다.
배 지회장은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에서 포괄임금제가 폐지되는 가운데, 넥슨 자회사 민트로켓이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점을 비판했습니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은 포괄임금제 폐지의 장점에 대해 "사람들이 좋은 컨디션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면, 뻔한 게임이 아니라 이용자가 더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사측이) 쓸데없는 보고 문화를 줄인다든지, 여러 가지 쓸데없는 회의 참석자의 수를 줄이는 식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려고 같이 노력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게임인들은 중소 게임사를 중심으로 야근·주말 수당 지급을 위한 출퇴근 기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회사가 지각한 사원을 징계할 정도로 근태에 신경쓰지만, 정작 추가 수당을 요구받을 땐 출퇴근 시간 확인이 어렵다는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지회장은 회사의 출퇴근 시간 관리에 대해 "법이나 규정으로서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 이게 잘 점검이 되고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새 정부가 많이 신경 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인식 변화가 게임 노동의 가치를 바꾼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은 "좋은 게임을 유저분들한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게임에 대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라며 "그래야 저희도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게임사 인사평가 공정성 확보와 고용불안,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게임특위는 이날 간담회까지 모은 게임인 의견을 토대로 이달 27일 새 정부 게임 정책 제안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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