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주영령 앞 '개헌'…김문수, 기념식 '불참'
5·18 45주년 개헌 발표한 '이재명'…개헌 시점, 이르면 '내년 지방선거'
2025-05-18 17:16:18 2025-05-18 17:16:18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광주=김유정 기자]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 45주년을 맞은 18일 양당 대선 후보들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받았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광주를 찾아 헌법 전문에 5·18 정신 수록 등 자신의 개헌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뒤늦게 자신의 개헌안을 내놨는데요. 다만 김 후보의 개헌안엔 5·18 정신에 관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김 후보는 주요 대선 후보들 중 유일하게 5·18 기념식에 불참했는데요. 같은 당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념식에 자리했지만, 국민의힘의 반쪽짜리 면피성 참석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년 연임제, 5·18 정신 수록"…이재명, 기념식 앞두고 개헌 공약
 
이재명 후보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민주주의의 성지로 꼽히는 광주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대통령 결선투표제·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 권력구조 개편과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포함한 개헌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씨 파면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추진했던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선을 그었던 이 후보가 40여일 만에 구체적인 개헌 청사진을 내놓은 겁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은 시점에 이 후보가 자신의 개헌안을 광주에서 전격 발표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이 후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개헌안의 핵심은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통령 결선투표제'입니다. 그는 기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개헌은 재임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개헌이 된다고 해도 자신은 연임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이 후보는 개헌 시점으로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총선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감사원의 국회 이관과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제한, 비상계엄 선포권 국회 통제 강화 등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비상계엄 방지책의 경우, 대통령이 비상명령이나 계엄을 선포하려면 사전에 국회에 통보하고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수사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 등 대통령의 인사권과 관련해서도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청, 경찰청 등 수사기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기관장을 임명할 때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후보는 대통령 권한 축소를 중심으로 한 개헌안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거부권 행사와 비상계엄 선포 등 대통령의 권한을 남발했다는 평가를 받은 윤석열씨와의 차별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도 읽히는데요. 전날 윤씨의 탈당 시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문수, 뒤늦게 '개헌 입장문'…'5·18 정신' 내용은 빠졌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이날 오전 9시쯤에 개헌안을 내놓자, 뒤늦게 오후 3시40분쯤 자신의 개헌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이 후보의 개헌안 발표 뒤 6시간여만에 김 후보의 개헌안이 나온 겁니다. 김 후보는 개헌 협약을 제안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이 후보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자신의 개헌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 후보의 개헌 내용은 대체로 이 후보와 대척점에 있습니다. 특히 가장 큰 차이점은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등을 핵심을 개헌 구상을 밝힌 것인데요.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대통령의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되, 그 이후부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앞서 이 후보가 임기 단축에 선을 긋고,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밝힌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 것인데요.
 
아울러 김 후보는 대통령 불소추특권 완전 폐지, 국회 동의를 통한 대법관·헌법재판관 중립성·독립성 확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 완전 폐지 등의 개헌 내용을 전하며 사법리스크가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은 이 후보를 정조준했습니다. 이 외에도 국민입법제·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도 제안했습니다. 다만 급하게 개헌안을 발표한 탓인지, 대통령 권한 조장과 국회 권한 남용 견제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습니다.
 
5·18 정신에 관 내용도 개헌 입장문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메시지를 낸 것과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다른 대선 후보들과는 달리 5·18 기념식에 불참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모두 기념식에 참석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입니다. 탄핵당한 윤석열씨와도 대비됩니다. 윤씨는 2022년 취임 이후 2024년까지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김 후보는 앞서 전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 참배했다는 이유로 이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열린 기념식 전야제에도 불참했습니다. 그는 광주에서 민주묘지 참배에 이어 선대위 회의를 열었지만 별도로 유세는 하지 않고 전북 전주로 이동했다가 서울로 향했습니다.
 
광주 지역 단체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김 후보가 불참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앞서 김 후보 쪽에선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작전을 지휘한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취소하는 등 호남 민심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인 바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광주=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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