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정석기업 지분 매입 두고 고려아연-MBK 또 설전
MBK “실제 투자수익률, 4년간 39억원 불과"
고려아연 “적대적 M&A 야욕으로 이슈몰이"
2025-05-19 16:30:50 2025-05-19 16:31:53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이번에는 고려아연(010130)이 최근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정석기업 지분을 한진 측에 매각한 것과 관련해 ‘파킹 딜(재벌 간 자금 지원 거래)’이라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법률 검토를 거쳐 적법성을 확인하고 진행된 거래라며 즉각 반박했습니다. 한진그룹과 호반그룹간 지분 매입 경쟁 속에서 한진그룹의 정석기업에 대한 지배력 강화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3월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뉴시스)
 
문제가 된 거래는 한진칼이 콜옵션(지분 재매입 권리)을 행사하면서 이뤄졌습니다. 앞서 한진 오너일가는 2021년 3월, 고(故) 조양호 회장 별세로 발상한 2700억원 상당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정석기업 지분 15만469주(12.22%)를 481억5000만원에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매각했습니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주요 투자자로 있는 사모펀드 운영사입니다. 이후 해당 지분은 2023년 12월 고려아연이 직접 인수했고, 지난 15일 한진칼이 520억6200만원에 이를 되사간 겁니다.
 
이에 MBK 측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0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완납 후 7개월 만에 고려아연이 투자 원금을 돌려받는 수준에서 정석기업의 지분을 한진칼에 매각했다”며 “이에 따라 최 회장 측의 정석기업 지분 투자가 파킹 딜임을 자인하게 된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부동산 관리 및 임대업을 담당하는 비상장사로,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계열사로 분류됩니다.
 
MBK가 이번 거래를 파킹 딜(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찾아오는 계약)이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이번 매각을 통한 투자 차액이 4년 동안 39억원에 불과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실제 수익률이 무위험 자산인 국채 5년물의 평균 수익률(3%)보다도 낮다며, 해당 거래가 애초부터 투자 목적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MBK 측은 “정석기업은 고려아연 본업과 전혀 무관한 회사로, 당시 지분 매입은 한진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돕기 위한 거래였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돼 왔다”며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정석기업 지분 매입은 수익을 노린 조처였다는 최 회장 측의 변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MBK 측 주장에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정석기업 지분 매도는 한진 측이 보유한 콜옵션 권리 행사에 따라 단순히 실행된 것”이라며 “상대방의 청구에 따라 법률 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거래는 고려아연이 직접 투자했던 사안이 아니며, 과거 투자했던 펀드의 청산 과정에서 현물 배당으로 받은 지분을, 투자 손실 없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처분했다”며 “파킹 딜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MBK는 여전히 적대적 M&A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한 채, 소모적이고 근거없는 이슈 몰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MBK와 고려아연은 지난해 9월부터 회사의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여 왔습니다. 이 분쟁은 지난 3월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측이 승리를 거두며 일단락됐지만, 지난 12일 MBK가 고려아연 측이 소유한 한화 주식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이유로 주주대표소송을 거는 등 여전히 긴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