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매출이 상승했음에도 성장 한계, 영업이익 급감 등의 이유로 마냥 웃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 플랫폼은 수익성 확보라는 숙제를 안고, 수익 다각화를 위한 변화에 나섭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법인명 당근마켓)의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7.8% 성장했습니다. 매출은 같은 기간 38.4% 증가한 578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당근은 "알바, 중고차, 부동산 등 버티컬 서비스에서도 긍정적인 지표를 확인하며 새로운 성장 축을 넓혀가고 있다"라며 지역 기반 사업으로 광고 수요가 급증한 것이 실적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가입자 수가 더 이상 크게 늘기 힘든 구조인데요. 올해 3월 전국 6577개 지역 기준 당근 누적 가입자는 4300만명입니다. 당근 누적 가입자 수에 국내 거주 외국인도 포함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상당수의 국민이 당근 앱을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당근의 수익 모델 대부분은 광고로 구성됩니다. 이미 누적 가입자가 4000만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신규 이용자 유치에 따른 광고 수익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진출 실적도 아직은 신통치 않습니다. 당근마켓은 현재 일본·캐나다·미국·영국 등 4개국 1400여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현지 법인 '캐롯캐나다'와 '캐롯재팬'이 당근마켓의 연결 대상 기업인데요. 지난해 각각 220억원, 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고전 중입니다.
국내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고 유료 사업 모델은 없는 상황 속, 결국 당근이 실적 성장을 이루려면 해외 가입자를 늘려 광고 수익을 키워야 합니다. 해외 사업과 관련, 황도연 당근 대표는 "투자 및 기술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라이벌 플랫폼 격인 번개장터, 중고나라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앱·결제 데이터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주요 중고거래 앱(당근·번개장터·중고나라) 사용자 수는 총 2860만명(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기준)인데요. 1위 업체 당근이 차지하는 비중(2216만명)이 전체 80%에 육박합니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2024년 매출 4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5% 신장했지만, 영업손실은 19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고나라도 같은 기간 매출액 118억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6.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1억원에 이르렀죠. 이용자들이 당근에 쏠린 상황에서, 광고를 제외하고는 수익 모델을 만들기 쉽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각 플랫폼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 확대, 전문 판매자 수수료 부과, 수익 모델 확장 등의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중고 거래 자체에 수수료를 매기는 방식보다는 소비자 저항에 부딪할 가능성이 적은 방법을 모색하는 분위기인데요. 당근은 향후 5년 내 북미 전역으로 캐롯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번개장터는 전문 판매자를 겨냥한 프로상점 시스템에 5~10%의 별도 수수료를 부과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중고나라는 전문 판매자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거래를 확대해 안전 결제를 통한 수익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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