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18: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신테카바이오(226330)가 연구개발비를 충당하기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가 재무부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초 90% 가량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된 2회차 CB에 대응하기 위해서 단기차입금을 조달했고, 이어진 주가 부진으로 3회차 CB의 풋옵션 행사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단기차입금의 경우 만기가 자동으로 연장되고, 풋옵션 시나리오에 대해선 보유 현금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추가적인 외부자금조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차입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신테카바이오)
연구개발비 충당에 CB 적극 활용…풋옵션 대응하며 단기차입금 120억 발생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테카바이오의 단기차입금은 120억원으로 집계된다. 차입처는 상상인저축은행이며, 연이자율 9.5%로 빌린 20억원의 만기일은 6월25일, 연이자율 9%로 빌린 100억원의 만기일은 7월24일이다.
신테카바이오는 AI 신약 플랫폼 서비스와 유전체 빅데이터 플랫폼의 고도화와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체적인 합성신약 후보물질 및 약물재창출 후보물질 발굴, 항암백신·세포치료제 타겟 등을 발굴하는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연간 투입되는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5년 평균 30억원에 달한다.
다만 회사는 지난 2019년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매출액이 1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고, 매출을 훨씬 웃도는 연구개발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CB를 적극 활용해왔다. 비교적 최근에는 2023년 100억원 규모의 2회차 CB, 2024년 100억원 규모의 3회차 CB를 발행했으며, 자금의 사용목적에는 신약연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와 슈퍼컴 설비 확충 비용 등이 명시됐다.
그런데 연이은 CB 발행 이후 예상치 못한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2회차 CB가 먼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올해 1월 주가가 전환가액을 하회하면서 사채권자들은 90억원에 대해 조기상환청구를 선택했으며, 회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차입금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정종선 대표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100억원을 차입해 CB 조기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20억원을 추가로 차입하며 전체 단기차입금 규모는 현재의 120억원까지 불어났으며, 담보로 제공된 주식 수는 정 대표 보유 지분(15.36%) 전량인 234만3500주이고, 담보설정금액은 156억원이다.
다만 해당 차입금의 만기마저 도래해 버린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이미 지난 4월26일부로 3회차 CB 풋옵션 행사 가능 기간이 도래한 상태라 회사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3회차 CB의 경우 지난해 7월 한차례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을 거치며 전환가액이 최저 조정가액한도인 8047원까지 떨어졌는데, 회사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7630원으로 여전히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어, 사채권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금성 자산 117억원에 그쳐…차입금 만기는 연장되고 추가 자금 조달 계획 중
문제는 현재 신테카바이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16억원에 더해 기타유동자산 1억원 등 총 117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는 회사가 보유한 단기차입금 규모와 맞먹고, 3회차 CB 규모와도 맞먹는 수치다.
최악의 경우 3회차 CB 풋옵션 행사 시나리오가 발생했을 때, 회사는 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 우선 대응하더라도, 그 이후가 문제인 셈이다. 더욱이 신테카바이오가 올해 1분기 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의 조짐을 보이긴 했으나, 5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영업활동으로 연평균 76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가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자체적으로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올해 들어 1분기 동안 연구개발비는 약 7억원이 투입됐다. 약간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 동기 1만355%에서 77%까지 줄었으나, 실제 지출 비용은 비슷한 수준이며, 연간 투입 비용 역시 예년과 같은 3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외부자금 조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테카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기차입금의 경우 계약 사항에 계약 기간은 3개월인데, (추가적인 비용 부담 없이) 자동 연장이 되는 조건으로 계약이 되어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상환 계획은 있지만, 아직 외부에 안내해 드리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3회차 CB의 경우 전환이나 상환 요청에 따라 대응하겠지만, 아직까지 별도의 요청은 없는 상태이고 상환 청구가 이뤄질 경우에도 대응할 현금은 보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자금 조달 관련해서 진행하고 있는 건이 있다.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아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