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 계통제약 푼다…전력망 대신 'ESS 본격화'
호남·제주 재생에너지 포화, '배전망 ESS'로 해법
2030년까지 5586억 투입, 재생 1GW 추가 흡수
2026-07-10 14:00:00 2026-07-10 14: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 포화 단계에 다다른 호남·제주 지역의 전력계통 제약 문제가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전력망 신설 대신 ESS를 일종의 ‘전력 정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낮에 생산된 남는 전기를 ESS에 저장했다가 공급하는 식으로 전력망 과부하 없이 대기 중인 재생에너지를 흡수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 본부에서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에 선정된 9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오는 2030년까지 국비 총 5586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입니다.
 
 
2026년3월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LS의 ESS 솔루션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그동안 호남과 제주 지역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급증했으나 이를 받아줄 변전소와 배전선로 등 기반 시설이 부족했습니다. 신규 발전 시설이 계통에 연계되지 못하고 대기하거나 기존 발전소마저 가동을 멈춰야 하는 ‘출력제어’를 겪어왔습니다.
 
이번 재생에너지 추가 연계형 배전망 ESS 사업은 이러한 문제를 선로 신설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배전선로 1곳당 4MW(20MWh) 규모의 ESS를 설치해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의 과잉 전력을 ESS에 담아 배전망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또 전력 수요가 높거나 계통 여유가 확보되는 시간대에도 저장된 전력을 방전해 기존 배전망의 수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영진 기후부 분산에너지과장은 “2030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 약 700MW를 보급해 재생에너지 1GW를 추가 접속할 계획”이라며 “배전망을 새로 증설하지 않고도 에너지저장장치를 완충장치로 활용해 기존 계통의 수용력을 높임으로써 신규 선로 건설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시간, 주민수용성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호남과 제주 등 재생에너지 접속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지역 전력계통의 여유를 확보하고 연간 1350GWh(일평균 3.7GWh)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가 추가로 발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매일 약 5만 가구가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양”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1차 공모에는 총 14개 통합발전소(VPP) 사업자가 신청해 VPP랩, 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 SK이터닉스, HD현대일렉트릭, 그리드위즈,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현대건설 등 총 9개사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해당 기업은 총 32개 배전선로에 128MW 규모의 ESS를 구축해 현재 접속 대기 중인 태양광 발전 182.4MW를 조기에 흡수할 예정입니다. 선정된 사업자들은 향후 20년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ESS 운전을 최적화하고 분산된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차세대 배터리의 경우는 다양한 실증을 통해 제주 지역에 우선 적용하고 육지 지역의 가점 제도도 보완해 장주기 배터리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꽉 막힌 배전망의 접속 문제를 직접 해결해 재생에너지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시작으로 에너지저장장치와 재생에너지 융합 체계를 구축해 전력계통을 안정화하고 재생에너지 주력전원 시대를 조속히 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에너지당국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과 히트펌프를 활용한 청정 난방 인프라 확충 등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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