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차, 미 하이브리드 시장 정조준…토요타 독주 막을까
미국 하이브리드 점유율 15%…전기차 7.5%로 하락세
전기차 부진에 메타플랜트 생산 라인 일부 하이브리드로 개조
하이브리드 미국 판매량 전년 대비 37% 올라 전기차 추월
2025-07-14 06:00:00 2025-07-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0일 09: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현대차(005380)가 올 하반기 미국에서 대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토요타가 장악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전기차 전환이 지연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의 특성을 활용해 신성장 축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관세와 경쟁 심화라는 복합적 상황 속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하반기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북미 진출…하이브리드 시장 도전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8월 북미 시장에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공식 출시하고 그동안 토요타가 주도해온 대형 하이브리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량(플러그인 포함)의 미국 내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에 이르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 1분기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체에너지 자동차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전기차 비중은 7.5%로 직전 분기(8.7%) 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는 상황에서 각종 국가 보조금 정책과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맞물리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은 토요타가 56%로 과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주 중이다. 관세 적용 여파로 고심이 깊은 현대차그룹 또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현대차는 지난 4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한달 만에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6166대로 전체 팰리세이드 판매량의 80.3%를 차지하는 등 이미 흥행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글로벌 수요 확대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년 대비 약 22% 증가한 반면 전기차는 1% 감소했다. 미국 역시 2023년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161만대로 전년 대비 37% 증가하며 전기차(156만대)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초기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된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의 일부 라인을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상태다. 현재 메타플랜트 생산 차량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30%로 목표를 수정하는 등 향후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50.9% 증가한 75만대로 설정했다. 전기차 목표치(33만6000대)의 2배 수준으로 하이브리드 전략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추후 제네시스 브랜드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고급차 시장까지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이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 최대 판매 성과…하반기 관세 변수 속 수익성 방어 주목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기준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9.2% 증가한 약 89만3152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미국 내 시장 점유율도 처음으로 11%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과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주요 인기 차종의 재고를 사전 확보하고 가격 동결 전략을 고수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기간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판매량도 18만715대로 16.1% 증가하며 기록을 세웠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 28% 감소한 4만4533대에 그쳤으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45.3% 증가한 13만6180대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수익성 극복은 과제로 남는다. 관세 적용이 현실화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현대차·기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6292억원, 3조128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2.1%, 14.1%씩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3조1444억원으로 7.7%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대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현지 거점 공장으로 메타플랜트의 가동이 본격화되면 수입자동차에 매겨지는 '트럼프 관세'도 피할 수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생산 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해 이를 12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전반적인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을 유지하는 한편 차세대 모델을 투입해 판매 확대의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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