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 5년…내부통제 현미경 검사
2025-08-13 16:51:55 2025-08-13 18:09:12
 
[뉴스토마토=이재희 기자]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출범 5년 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실태를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고 있습니다. 그간 시중은행 대비 금융사고가 적어 상대적인 '안전지대'로 불리던 인뱅에도 대규모 대출 사기와 내부 횡령 사건이 잇따르면서 내부통제에 보다 정밀한 검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카오뱅크(323410)에 대한 정기검사를 마쳤으며 최종 정기검사 보고서를 작성해 내년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검사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처음으로 공동 진행했습니다.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의 정기검사입니다. 내부통제 체계와 대출 심사 절차, 사고 예방 시스템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었습니다. 
 
금감원은 인뱅 특성을 고려해 비대면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요소 등 점검을 집중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특히 인뱅 등장 이후 비대면 계좌 개설 문턱이 낮아지면서 타인 명의 계좌 개설과 이를 악용한 사기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금융사고에 대한 부분도 면밀히 점검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후 설립 초기에는 시장 안착을 이유로 정기검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2021년 첫 정기검사에서는 대주주 신용 공여 금지 위반으로 기관 주의와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금감원은 내년에는 케이뱅크, 내후년에는 토스뱅크에 대해 정기검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인뱅 3사 모두 출범 5년 이상이 지나 영업과 경영 전반을 들여다볼 시점이 됐기 때문입니다. 영업 규모 확대와 상품 다변화로 리스크 요인이 커지는 만큼 검사 강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그간 인뱅이 비대면 영업 구조와 짧은 업력 탓에 시중은행 대비 금융사고 위험이 낮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10억원 이상 대출 사기, 내부 횡령 등 공시 기준을 초과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뱅 3사의 '은행 경영 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출범 이후 총 16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케이뱅크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카카오뱅크 6건, 토스뱅크 2건이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3월 198억9000만원, 2023년 4월 15억3000만원 규모의 대출 사기를 공시했습니다. 케이뱅크도 2022년 1월과 2023년 2월 각각 15억원, 11억1000만원의 불법 대출 사고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에는 내부 직원들의 횡령 등 금융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5~6월 토스뱅크에서는 재무 조직 팀장급 직원 A씨가 회사 자금 27억86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외부인 사기가 주를 이뤘던 기존 금융사고와 달리 해당 사건은 내부 핵심 인력이 권한을 악용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습니다. 소수 정예 인력만 근무하는 구조상 순환근무가 어려운 인터넷은행의 특성도 권한 집중 문제를 심화하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인뱅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자 금감원은 지난 6월 인뱅 3사에 '책무구조도' 개선 피드백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의 직무별 내부통제·위험관리 책임을 명문화한 문서로, 지난해 개정된 지배구조법에 따라 올해부터 은행과 금융지주에 적용됐습니다. 
 
금감원은 향후 진행할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정기검사에서도 내부통제 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예정입니다. 이미 금감원은 이전에도 인뱅 3사 정기검사를 진행하면서 내부통제 강화 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2023년 3월 케이뱅크 검사를 진행한 이후에도 인뱅의 특성을 반영한 사고 예방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개선 조치를 주문했습니다. 인뱅의 특성을 고려한 직무 위험도 평가를 실시해 고위험 업무에 대한 사고 예방 제도를 신설하고 산재돼 있는 각종 사고 예방 제도를 통합한 금융사고 예방 지침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인뱅 금융사고는 계속 반복됐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대출 사기 등 금융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금감원 규정에 따라 15일 이내 홈페이지에 공시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각각 2680만원, 3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제도 도입 초기 컨설팅을 받지 않은 만큼 올해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을 권고했다"며 "1년에 정기검사를 하나씩 진행하고 있어 내년에는 케이뱅크, 내후년에는 토스뱅크 정기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카카오뱅크 정기검사에서는 비대면 거래가 리스크가 있는지, 내부통제 사항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있는지를 살폈다"며 "인뱅들 규모가 워낙 커져 내부통제나 이런 부분도 고도화됐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뱅 3사가 모두 출범 5년이 지났고 5년 차를 앞둔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실태를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그간 시중은행 대비 금융사고가 적어 상대적인 '안전지대'로 불리던 인뱅에도 대규모 대출 사기와 내부 횡령 사건이 잇따른 만큼 보다 정밀한 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은 인뱅 3사 로고.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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