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상호 선박에 항만이용료 부과…국내 해운업계 ‘촉각’
미중 선박 비중 낮아 타격 ↓
양국 갈등에 간접 영향 지속
2025-10-14 15:49:39 2025-10-14 15:49:39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미국과 중국이 상호 선박에 항만 이용료를 부과하기로 했으나, 국내 기업에는 항만 이용료 자체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물동량 감소 등 간접적인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해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은 이날부터 상호 선박에 항만 이용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중국 해운사 소속 혹은 중국산 선박이 미 항구에 들어올 경우 기항 횟수별로 t(톤)당 최대 50달러(약 7만2000원)를 부과합니다. 입항 수수료는 2028년까지 t당 140달러(약 19만8800원)까지 인상됩니다.
 
중국도 이에 대응해 미국 관련 선박에 ‘선박 특별 항만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선박에 대해 톤당 400위안(약 8만원)의 항만 수수료를 적용하고, 2028년까지 매년 인상해 톤당 880위안(약 17만5000원), 1120위안(약 22만3000원) 수준까지 올릴 예정입니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에는 이번 조치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중국산 선박이 전체 컨테이너 선복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주요 선사들이 수수료 부과 이전부터 중국 건조 선박의 노선을 조정하는 등 미국의 항만 이용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기 때문입니다. 미국산 선박의 글로벌 선복 비중 역시 극히 낮아 전반적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해운사들도 상황은 유사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사의 중국산 선박 보유 비중은 1% 미만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산 선박도 없다시피 해 양 국가의 항만 수수료 조치가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발 관세 부과와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간접적인 영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160.42포인트로, 올해 초(2505.17포인트)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으로 운항이 차질을 빚었던 ‘홍해 사태’ 이전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글로벌 선사들이 호황기에 대거 발주한 신조선이 잇따라 인도되면서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운임에 대한 하방 압력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100% 추가 관세 발표 등으로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교역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가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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