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또 꺼내든 고강도 규제…"실수요 내 집 마련 타격"
비핵심·외곽 지역 진입 막혀 거래 절벽 예상
수요자들 관망세로 당분간 숨 고르기 장세…임대차 시장 불안 심화
2025-10-15 14:36:30 2025-10-15 16:46:26
 
[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정부가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고가주택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등 고강도 부동산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과 상승세 둔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실수요자의 진입 문턱만 높이고 주택시장 양극화와 임차 시장 불안정성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을 단순한 집값 억제가 아닌 자산 배분의 방향을 바꾸는 정책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양 전문위원은 "이제는 부동산으로 돈 벌지 말라, 지금 있는 집에 머물러라는 정책 메시지"라며 "실제 시장에서는 호가만 남고 거래 기준점이 사라져 평가가 불가능한 '가격 블랙아웃' 상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대출 의존도가 낮은 현금 자산가 중심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강남 3구, 용산구, 성동구 등 고급 주거지만 가격이 오르는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비핵심·외곽 지역은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 진입이 막혀 거래 절벽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금으로 살 수 있는 핵심 입지에서 현금 자산층만 움직이는 시장으로 변질돼 중산층의 주거 사다리 붕괴가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은 "주택 가격에 따라 주담대 한도를 차등화하고 스트레스 DSR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한 이번 대책은 고가주택 수요 억제와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이 찍혔다"면서 "실수요자의 대출 접근성까지 제한되며, 무주택자나 1주택자의 상급지 이동은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은 숨 고르기 장세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함 랩장은 "4분기 거래는 현저히 감소하며, 강남권과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포모(FOMO) 및 패닉바잉 수요는 일정 부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6.27 대책에 이어 2차 충격요법인 만큼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보일 것"이라면서 "단기 급등 지역이나 토허제 지정 대상 지역은 일부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나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인기 지역이 모두 토허제로 지정돼  풍선효과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대책 효과 단기적…초양극화 현상 심화 
 
다만 대책의 효과는 단기적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윤지해 부동산 R114리서치 랩장은 "단기적으로 상승 폭 둔화나 거래량 감소 같은 충격 효과를 줄 수 있으나 시장이 이미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대책의 효과는 단기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 불안도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윤지해 랩장은 "전세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이 겹치면서 전세 시장은 계속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 매물 감소와 함께 월세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갭투자 악용은 줄겠지만, 보증부 월세 전환이 늘어나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제의 실거주 의무로 임대 목적 매입이 불가능해져 민간임대 물량이 급감할 것"이라며 "도심과 정비사업 지역은 이주 수요 집중과 임대공급 부족으로 전세·월세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시장의 초양극화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를 강화하게 되면 결국 가진 자와 없는 자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한다"며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는 극단적인 가격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요만 억제하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고, 이번 정책은 실효성이 낮고 실수요자의 진입 문턱만 높아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번 정책은 거래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가격을 끌어내릴 만한 요인은 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송 대표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으로 개편된 지 상당 시간 지났다"며 "가격에 대한 영향력은 상급지보다는 대출 의존도가 높고 가격이 상승하지 못한 지역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똘똘한 한 채'로 쏠리는 초양극화 현상의 틀을 깨기 위해선 양도세·취득세를 낮춰 거래 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