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미래 사업으로 키워온 헬스케어 사업을 양지병원에 매각한 것을 두고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어디에 매각했는지 모른다고 일축했는데요. 김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씨가 대선 후보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던 김철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 측에서 사업을 가져간 것을 두고 보은성 매각이라고 질타했습니다.
2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 의원은 베트남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이 양지병원으로 매각한 것을 두고 헐값 매각이라고 일갈했습니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 재임 시절인 2023년 3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하노이 건강검진센터 착공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하지만 KT는 2023년 9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이 사업은 중단됐고, 매각 수순을 밟았습니다.
김 의원은 "130억원을 투자한 사업을 100억원에 팔았는데, 헐값 매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KT는 2023년 5월 베트남 비대면 케어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KT)
무엇보다 매수 주체가 양지병원인 점을 문제로 제기했습니다. 김현 의원은 "김철수 이사장은 오랫동안 국민의힘을 후원해왔고, 2022년에는 윤석열씨 대선 후보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앞서 KT 전·현직 임직원들로 구성된 K-비즈니스연구포럼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한영도 K-비즈니스연구포럼 의장은 "매각의 인수 주체가 단순한 민간병원이 아니라 정권과의 정치적 연계가 강한 인물이 운영하는 곳"이라며 "윤석열정부에서 선임된 김영섭 대표가 정권에 기여한 인사에게 보은하기 위해 미래성장 기반이 될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구조조정 명분으로 매각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 21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현 의원의 질의에 김영섭 대표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김현 의원은 김영섭 KT 대표에게 "매각을 맨 먼저 한 사업이 무엇이냐, 누가 샀느냐"고 질의했는데요. 김 대표는 "양 모 병원"이라고 답했고, 의원 질의가 계속되자 김 대표는 "(병원은) 기억이 안 난다", "(병원장도) 기억이 안 난다"고 대답했습니다. 김철수 이사장에 대해서도 "일면식도 없고, 전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대신 김영섭 대표는 사업 전반을 검토하던 중 손실이 많이 나 사업을 정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경쟁입찰 참여사 중 최고 인수금액, 기존 계약 승계 등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당 사업을 지휘했던 구현모 전 KT 대표는 후임 경영진의 판단의 결과라면서도 수익성이 충분히 있는 사업이었다고 피력했습니다. 구 전 대표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은 연 3만명이 건강검진을 하는 등 수익성이 담보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추진했다"며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은 인공지능(AI) 연결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것이었고, 국내에서는 의료 데이터를 사용하기 어려우니 해외에서 시작하려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현 경영진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그는 "베트남에 근무하는 한국 사람 중에 국내에 와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충분히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연간 200억원 매출을 기대했던 사업인데, 인수한 사람이 만족스러워 한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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