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으로 반납되는 중국 노선 운수권(특정 국가에 취항할 수 있는 권리)을 두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인천~장자제(장가계) 노선 선점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가장 유력한 경쟁 구도로 떠올랐습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각각 운영하는 보잉737-800. (사진=각 사)
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독과점 우려가 제기된 일부 노선을 LCC에게 재배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재배분 대상은 중국(장자제·시안·베이징·상하이), 일본(나고야·오사카·삿포로),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등입니다. 이들 노선은 여객 수요가 많아 항공사들의 관심도가 높습니다.
특히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장자제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히는 인기 관광지입니다. 유네스코에도 등재된 이 지역은 탑승률이 90%를 웃돌 정도로 수요가 많아 항공사 입장에서 ‘띄우기만 하면 수익이 나는’ 대표적인 노선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인천에서 출발하는 장자제 노선은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이 주 3회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청주에서는 이스타항공이,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에선 각각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이 장자제 노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재배분에서 대한항공과 그 계열사들은 제외되고 나머지 LCC들이 경쟁합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로케이항공 등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실상 인천~장자제 노선은 제주항공과 이스타 양자 싸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유럽 4개 노선(로마·파리·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등을 받아간 데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삼아 청주~장자제 노선을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천~장자제 노선을 두고 제주항공과 이스타의 접전이 점쳐지는 가운데 변수는 존재합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무안공항 참사 여파로 운항 안전성 점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운수권 배분 역량 평가에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스타는 청주에서 이미 장자제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한 항공사에 장자제를 또 배분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장자제는 중국 노선 중에서도 가장 수익성이 높은 노선으로 평가된다”며 “제주항공은 안전성, 이스타는 독점 논란 등 각자의 약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나, 두 항공사 모두 알짜 노선을 놓치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총력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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