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책으로 전고객 대상 무상 유심 교체를 단행합니다. 최소 1055억원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추후 위약금 면제 등이 추가적으로 논의될 경우 해킹으로 인한 재무적 타격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KT는 교체를 희망하는 전고객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시행한다고 4일 밝혔습니다. 김영섭 KT 대표를 포함한 KT 이사회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해킹 관련 보상안을 논의한 결과입니다.
앞서 KT는 피해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조치와 함께 5개월간 100GB 상당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한 15만원 상당의 통신요금 할인 또는 단말 교체를 원하는 고객에겐 단말 구매금 할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368명, 피해액은 2억4000만원입니다.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에 접속돼 가입자식별정보(IMSI), 단말기식별번호(IMEI), 전화번호 등이 유출된 이용자는 2만2000여명으로 집계됐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KT는 오는 5일 오전 9시부터 KT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KT닷컴 또는 유심교체전담센터를 통해 예약 후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이달 11일부터는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합니다.
시행 초기 신청이 집중될 가능성을 고려해 광명·금천 등 피해 발생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이후 19일부터 수도권과 강원 전 지역,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으로 단계적 확대할 예정입니다.
KT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유심 무상 교체가 적용되며,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각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추후 안내됩니다.
KT가 전 고객 대상 무상 유심 교체를 단행하면서 재무적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지난 7월 말 기준 KT 가입자는 1370만4097명입니다. 이들의 유심 교체 비용을 단순 계산할 경우 1055억원이 투입됩니다. KT 알뜰폰 망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394만2403명으로, 이들 비용까지 투입될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전고객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보상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는데요. 이번 이사회에서 위약금 면제 방안은 안건에서 제외됐습니다.
KT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네트워크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전반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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