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인사 트렌드 '관리형 인재'…KT에 쏠린 눈
SKT·LGU+는 관리·리스크 대응 강화
KT는 기술·조직·정치 3대 리스크 동시에 해결해야
2025-11-28 17:11:43 2025-11-28 17:16:4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업계가 올해 인사에서 '관리형 인재'로 방향을 확실히 틀고 있습니다.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가 해킹 사고, 수익성 하락, 보안 투자 확대 등 악화된 환경에 대응해 내부통제 능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두 회사의 인사가 마무리되자 업계 시선은 자연스럽게 유일하게 남은 KT(030200)로 쏠리고 있다. 
 
특히 KT는 단순한 인사 이벤트가 아니라 '3년간 흔들린 리더십을 세울 마지막 기회'라는 내부 경고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단순한 내부 안정화 수준을 넘는 리더십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선의 부담이 훨씬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SK텔레콤은 해킹 후폭풍 속에서 결국 최고경영자(CEO) 교체 카드를 꺼냈습니다. 유영상 전 대표가 인수합병(M&A) 기반 확장 전략을 추구한 사업가형 CEO였다면, 후임 정재헌 CEO는 판사 출신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 소송 대응 등 법적 리스크 관리에 특화된 인물로 꼽힙니다. SK텔레콤은 통신·인공지능(AI)을 사내회사(CIC)로 분리해 각각 전문가를 장으로 앉혔습니다. 한명진 SK스퀘어(402340) 대표가 통신 CIC장을 맡았고, AI 부문은 정석근·유경상을 공동 CIC장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대표는 리스크 총괄에 가까운 역할을 하도록 구조를 재편한 것입니다. 
 
LG유플러스도 인사의 초점이 분명합니다. 취임 1년 차 홍범식 대표는 저성과 사업 정리, 희망퇴직 등 공세적 구조조정을 마친 뒤,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 3명 중 2명을 최고인사책임자(CHO)·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올렸습니다. 재무·노사관리·내부통제 등 기반 다지기에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통신 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두 회사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확장형·비전형 리더십이 아니라, 위기 대응과 내부 관리 능력을 가진 관리형 인재가 중심이 됐다는 점입니다. 통신업은 이제 가입자 성장이 정체된 데다 해킹·보안·규제 리스크가 기업가치에 직접 타격을 주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관리형 인재가 전략적으로 배치된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시선은 KT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KT는 두 회사와 달리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어서, 동일한 관리형 인사 흐름 속에서도 더 복합적인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당장 낙하산 논란, 연쇄적 보안 사고, 이사회 신뢰 붕괴 등 3중 위기를 동시에 수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내부에서도 "외부 코드 인사를 끊어야 한다", "KT를 이해하는 실전형 인물이 아니면 회사를 더 흔들리게 만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T는 다음달 두 차례 이사회 회의를 통해 차기 대표이사 숏리스트와 최종 후보를 압축할 계획인데, 이번 인선이 단순한 CEO 선임이 아니라 추락한 신뢰와 흔들린 리더십을 복구할 결정적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두 경쟁사보다 훨씬 큰 책임이 걸려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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