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TSMC와 삼성전자 등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이 2나노(㎚) 공정에 집중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열세로 평가되던 인텔이 18A(1.8나노) 공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14A(1.4나노) 공정 준비까지 본격화했는데, 첨단기술 확보로 향후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수율인 만큼, 실제 수율 확보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텔. (사진=뉴시스)
최근 인텔은 18A 공정 기반 제품 양산에 돌입하며 2026년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인텔의 차기 모바일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 시리즈 3 ‘팬서레이크’의 벤치마크 결과가 유출됐습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주요 기능을 한 칩에 집적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팬서레이크는 속도와 전력 효율 등 성능 전반에서 이전 제품들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아가 인텔은 2028년을 목표로 14A 공정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투자회사 GF시큐리티스의 보고서를 인용한 맥루머스 등 외신에 의하면 인텔은 오는 2028년 14A 공정을 기반으로 아이폰 칩 생산에 나설 예정입니다. TSMC 의존도가 높은 애플이 자국 내 생산 비중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인텔이 첨단 공정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14A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가 준비 중인 2나노보다 빠른 수준으로, 업계 주류 공정을 한 단계 앞서는 셈입니다. 실제로 현재 주류 공정은 3나노로 평가되며, TSMC·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TSMC의 경우 오는 2027년까지 2나노 생산능력을 웨이퍼 기준 월 15만장 내외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TSMC에 제품을 맡기고 있는 만큼, 향후 수년간은 2~3나노 공정이 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삼성전자 역시 2나노 공정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는 갤럭시S26 등 내년도 자사 모바일 제품군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2나노 공정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사 제품을 직접 수주하는 동시에 2나노 공정 숙련도를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이는 상황에 따른 3사 간 전략 차이에서 발생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70.2%로 압도적 1위를 유지 중이며, 삼성전자는 7.3%, 인텔은 1% 내외에 그쳤습니다. 현재 시장 점유율에서 차이가 벌어진 만큼 차세대 공정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반전을 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관건은 제품 수익성을 좌우하는 수율 확보가 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도입 초기 수율 부진으로 TSMC와의 격차가 벌어졌고, 최근까지도 이를 충분히 만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2나노 공정에서는 수율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입니다.
결과적으로, 인텔이 14A·18A 공정을 앞세워 기술 초격차 전략을 펼치더라도, 결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필수라는 지적이 뒤따릅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3나노에서 수율이 저조했다. 최근 2나노에서 개선된 성과가 나온 것도 당시의 실패가 비싼 수업료가 된 덕”이라며 “반도체는 결국 수율이다. 수율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경쟁사와 격차를 줄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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