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한제분, 외형 성장에도 비용 구조 '빨간불'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 줄어 이익률 4.61% 기록
고환율·산업용 전기요금 상승 등 흔들리는 비용 구조
2025-12-17 06:00:00 2025-12-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대한제분(001130)이 외형은 성장했지만,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환율로 인한 원가 인상,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대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특히 매출액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 부문 원재료인 옥수수 가격이 상승했다. 올해 말에도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회사의 비용 구조 개선과 수익성 확보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제분 밀가루 상차 작업 (사진=뉴시스)
 
외형 성장에도 비용 리스크 ‘고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제분의 3분기 매출액은 1조 2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 107억원에 비해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53억원) 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동기 5.48%에서 4.61%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지 알 수 있다. 5% 미만이면 비용 구조 개선 및 매출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원가와 판관비 등 비용 부담이 작용한 탓이다. 지난해 3분기에서 올해 동기 원가율은 79.5%에서 80.2%로 늘었다. 판관비율은 동기 15.01%에서 15.18%로 증가했다. 비용의 성격별 내역을 보면, 감가상각 및 상각비용이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항목이 증가했다. 감가상각 및 상각비용은 지난해 3분기 51억원에서 올해 동기 4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설비 투자에 투입하는 비용이 줄은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원가 측면의 비용은 늘었다. 상품의 판매 항목은 1361억원에서 148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외부에서 매입하는 상품의 매입원가가 늘었다는 것이다. 원재료와 소모품의 사용액도 4695억원에서 4978억원으로 증가했다. 해당 항목이 늘었다는 것은 원가부담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재고자산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재료 투입량이 늘며 재고 또한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회사의 3분기 재고자산은 200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946억원) 대비 증가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도 5억원에서 7억원으로 늘었다. 고정비 부문에서는 물류비, 수도광열비(물·전기·난방), 지급임차료 등이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수도광열비는 176억원에서 203억원으로 올랐다. 종업원 급여비용도 980억원에서 1009억원으로 뛰었다.
 
 
 
고환율·에너지 요금 상승 등 대외적 요인 작용
 
대한제분의 비용 타격에는 대외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환율 리스크로 인한 수입비용 증가,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세 등 구조적 요인이 겹치면서 제조원가는 쉽게 낮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부터 환율은 큰 폭으로 움직이며 해외에서 곡물을 들여오는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올해 3분기 매출액 중 최다(41.1%)를 차지하는 사료부문에서 원재료값이 올랐다. 
 
사료의 주요 원재료 중 가장 많은 비율(61.8%)인 옥수수의 경우 1t(톤) 기준 지난해 34만4720원에서 올해 3분기 35만4380원으로 2.8% 뛰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속 환율 상승 영향으로 수입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회사는 환위험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는데, 환율이 5% 상승 시 지난해말 37억원의 손해를 본다고 측정했다면, 올해 3분기말은 72억원으로 뛰었다.
 
다만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은 지난해 43만4441원에서 올해 42만6909원으로 줄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 소맥 수출국의 작황 호조로 외화단가가 하락해서다. 소맥분 식품은 매출액 중 33.8%를 차지한다. 가격은 내렸지만 투입량은 전분기 대비 많아져 원가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주요 원재료인 원맥 매입액은 18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843억원보다 늘었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꾸준히 인상된 것도 주목된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은 7번 연속 인상됐다. 결과적으로 올해 상반기 산업용 전기요금 단가는 kWh당 179.2원으로 주택용(155.5원)보다 가격이 올랐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며 "우리나라의 단위당 전기요금은 192원으로 미국 112원, 중국 127원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비싼 전기요금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방위적 비용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대한제분은 원가 부담을 관리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대한제분 측에 수익성 확대 전략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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