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은 지난 2024년 2심에서 차액가맹금 210억원을 점주들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은 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프랜차이즈 '차액가맹금' 논란에 향방을 가를 피자헛 대법원 판단이 이달 15일 발표될 전망입니다. 피자헛 상고심 결과는 차액가맹금 소송을 진행 중인 BBQ, bhc, 배스킨라빈스 등 1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주목도가 높습니다.
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 3부는 상고심 선고 기일을 이달 15일로 정했습니다. 만약 한국 피자헛이 이번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수백억 원을 배상해야 합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로열티를 받는 피자헛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받은 게 정당한가를 따지는 겁니다.
차액가맹금 논란 방향성 정할 '피자헛' 판결 15일
차액가맹금은 가맹 본부가 점주들에게 식재료, 인테리어 관련 자재 등을 공급하면서 받는 '유통 마진' 입니다. 그간 피자헛은 가맹점에 필요한 품목을 공급, 관리하는 것은 가맹점주의 영업을 위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적정한 유통 마진을 수취하는 게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은 본사의 차액가맹금이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이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상 미국은 가맹본부가 매출의 7~10%가량을 로열티로 받지만, 한국 가맹본부는 로열티가 거의 없는 대신 차액가맹금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임을 고려했을때 사전 합의 없는 차액가맹금은 부당하다는 겁니다.
법원은 1심에서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2024년 9월 서울고등법원 역시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피자헛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고등법원은 "한국피자헛이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0억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는 1심이 인정한 반환금액(75억원)보다 더 큰 규모였습니다. 이에 한국피자헛은 지난 2024년 11월 반환금 급증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회생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이번 피자헛 차액가맹금 대법원 선고 결과는 BBQ, bhc, 교촌치킨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롯데슈퍼·롯데프레시 등 16개 브랜드 가맹점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피자헛의 1·2심 소송을 지켜본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의 부당함을 인지하고 비슷한 소송을 너도 나도 제기해섭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4년 12월13일 bhc 가맹점주들은 서울동부지법 1심, 배스킨라빈스 점주들은 올해 1월13일 서울중앙지법 1심, 교촌치킨은 1월24일 대구지방법원 1심, 푸라닭치킨은 2월5일 서울남부지방법원 1심을 각각 진행 중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오는 15일 피자헛 대법원 판단 이후 관련 소송도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공정위 차액가맹금 관련 조정 多…프랜차이즈 본사 "줄폐업 우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프랜차이즈의 부당 차액가맹금과 관련한 철퇴를 연이어 때렸습니다. 정부에서도 차액가맹금에 대한 불합리함을 인지하기 시작한 대목으로 보입니다. 2025년 3월13일 던킨도너츠는 가맹점주들에게 주방 설비와 소모품 38가지를 강제 구입하게 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1억3600만원을 맞았습니다. 같은해 5월30일 푸라닭과 60계치킨은 영수증 인쇄용지, 식자재, 홍보용 라이트패널 구입을 강제해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8월에는 버거킹과 하남돼지집이 비슷한 이유로 각각 과징금 3억원, 8000만원을 부과 받았습니다.
가맹사업 관련 분쟁 조정, 특히 가맹본부의 부당 이익 반환 분쟁이 늘어나면서 공정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공정위는 '구입 강제 품목'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하는 한편, '필수품목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강제력이 부족해 실효성은 미지수입니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이를 적용하는 것은 권고 사안인 데다, 소급 적용도 안된다는 한계가 있다"며 "지나치게 유통 마진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계는 피자헛이 패소할 경우 규모가 작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줄폐업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피자헛 외 차액가맹금 소송이 걸려 있는 곳이 16건 이상"이라며 "피자헛이 결국 패소한 뒤 관련 소송이 줄줄이 이어진다면 소규모 프랜차이즈는 버티기 힘들 전망이라 업계의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프랜차이즈협회는 향후 차액가맹금에 대한 명확한 입법적 정의 등을 마련하는 데 힘 쏟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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