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K원전’…두산에너빌, 내수·수출 ‘양날개’
11차 전기본 확정…‘기초체력’ 확보
SMR·대형원전까지 미·유 수출 확장
2026-01-27 14:49:20 2026-01-27 15:52:0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정부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통해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을 확정하면서 국내 원전 산업이 본격적인 재도약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중단됐던 내수 원전 발주가 재개되며, 국내 원전 산업은 안정적인 내수와 수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습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내수 대형 원전을 기초 체력으로 삼아 유럽과 미국을 잇는 원전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원자력공장에서 직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총 2.8기가와트(GW) 규모의 대형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에 각각 준공하고, 2035년까지 0.7GW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조만간 신규 원전 부지 공모에 착수해 5~6개월간 평가를 거쳐 2030년대 초 건설 허가를 획득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발전 설비 확충을 넘어, 정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과 공급망 연속성을 공식화하며 산업 전반의 투자 여건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해온 설비투자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분기부터 경남 창원에 SMR 전용 공장 착공을 추진해 2031년 6월까지 약 8068억원을 투입, 연간 20기 이상의 SMR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허브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국내 대형 원전이 공장의 기본 가동률을 책임지는 구조가 완성되면서, 대규모 선제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국내 원전 발주 재개로 사업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수주한 해외 원전 프로젝트의 이행 여건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체결된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은 약 5조6000억원 규모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초부터 설계 최적화와 핵심 소재 발주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에 공급한 가압기. (사진 =두산에너빌리티)
 
유럽 SMR 시장에서도 사업 추진이 가시화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는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도이체슈티 SMR 프로젝트의 최종 투자 결정(FID)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루마니아 정부가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정부가 SNN 지분 82%를 보유한 절대 대주주인 만큼 안건 통과는 사실상 확정된 수순으로 여겨집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SMR 핵심 주기기인 원자로 모듈 제작과 공급을 맡고 있으며, 이미 루마니아 원자력 규제기관으로부터 제작 인증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FID가 확정될 경우 수천억 원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주력 대형 원전 모델인 ‘AP1000’과 이를 기반으로 한 SMR 모델 ‘AP300’을 앞세워 공격적인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이들 모델의 핵심 주기기 제작을 맡을 유력한 파트너로 거론됩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가 추진 중인 불가리아 프로젝트와 미국 내 신규 원전 설비 발주가 향후 주요 수주 후보군”이라며 “여기에 체코 원전의 EPC(설계·조달·시공) 단계 추가 수주 가능성까지 더해진다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증가세와 실적 턴어라운드는 저가 수주 물량이 해소되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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