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오늘 홍콩ELS 2차 제재심…금융노조 "과징금 감경을"
윤석구 금노위원장, 금감원에 항의서한
2026-01-29 06:00:00 2026-01-29 06:00:00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금융감독원이 29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2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어 징계 수위를 논의합니다. 작년 12월18일 1차 제재심을 연 지 한 달여 만입니다. 당초 금감원은 이달 중순 2차 제재심을 열 계획이었으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해 총 2조원에 달하는 과징금·과태료 부과 방안을 사전 통보했습니다. 은행별 추산치는 국민은행 1조원대, 신한·하나은행 각각 3000억원대, 농협은행 2000억원대, SC제일은행 1000억원대입니다. 역대 금융권 제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은행권이 이번 제재심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과징금 수준이 각 은행의 재무 부담에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홍콩ELS는 2021년 이후 대규모로 판매됐고, 지난해 지수 급락과 만기 도래가 겹치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은행권 판매 규모는 총 16조3000억원에 달하며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8조1972억원,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 우리은행 413억원 등입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위법 행위로 얻은 수입 또는 그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홍콩ELS 과징금 산정에서 판매금액 기준으로 해석했는데 금융노조는 실제 손실 규모와 자율배상 실적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은행들은 1차 제재심에서 자율배상과 내부통제 강화 등 사후 조치를 적극 소명했습니다. 실제로 홍콩ELS를 판매한 은행들의 자율배상률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96.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사후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을 최대 50%까지 감경할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은 이를 근거로 감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이미 자율배상을 통해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된 상황에서 판매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내부 의견이 많다"면서 "이번 제재심에서 방향성이라도 잡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노조는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징금 감경을 요구했습니다. 윤석구 금융노조위원장이 금감원에 직접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제재 방식과 검사 관행 전반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금융노조는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민주당 의원 등을 잇따라 만나 홍콩 ELS 과징금이 과도하다는 입장도 전달했습니다. 윤 위원장은 "과징금은 원래 법과 원칙에 의해서 합리적으로 누가 보더라도 이해될 수 있게 과징돼야 한다"면서도 "지금 적용되는 기준은 법의 취지와 비례성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석찬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도 "과도한 과징금은 모기업인 SC그룹이 한국 내 소매금융 철수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자극할 위험이 대단히 크다"면서 "국제 기준에 맞는 징벌적 과징금은 4000여명 SC제일은행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국내 금융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금감원이 29일 홍콩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한 2차 제재심을 여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과징금 경감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제재심이 과징금 부과 여부를 가를 분수령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융노조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 'ELS 사태 해결 촉구 및 폭압적 검사 금감원 규탄 기자회견'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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