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국도화학, 에폭시 반등에 글로벌 확장 '시동'
300억 규모 EB 발행으로 투자 재원 마련
인도 반덤핑 조사 등 리스크 관리 '과제'
2026-02-02 06:00:00 2026-02-0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9일 15: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국내 최대 에폭시수지 제조기업인 국도화학(007690)이 주력 사업의 가파른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는 수익성 개선을 동력 삼아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재 인도 현지 규제에 따른 리스크가 적지 않아 회사가 이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도화학 본사 전경. (사진=국도화학)
 
영업익 전년 대비 110% 폭증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도화학은 지난해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누적 영업이익 5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영업이익인 253억원과 비교해 무려 110%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1조 39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 3057억원) 대비 약 7%가량 증가해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실적 반등의 일등 공신은 단연 회사의 주력인 에폭시수지 사업이다. 에폭시 부문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만 44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전방 산업의 수요 회복과 더불어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따른 스프레드(제품가와 원가 차이)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도화학은 이번 실적 반등을 단순한 수치 개선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글로벌 주요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지역에서의 현지화 전략이다.
 
그동안 국도화학은 미국 내 판매 법인인 ‘국도케미칼아메리카’를 통해 제품을 수출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현지에 에폭시수지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신규 법인 ‘국도케미칼테크놀로지’를 설립하며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수출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 생산 기지는 물류비 절감은 물론 고객사 밀착 대응을 가능하게 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 병기가 될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 도입…해외 관리 강화
 
해외법인이 늘어나고 사업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국도화학은 관리 체계 효율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지주회사 성격의 (주)국도인터내셔널을 신규 취득해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국도인터내셔널은 새롭게 설립된 미국 제조법인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해외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던 해외 거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신속하게 글로벌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포석이다. 업계에서는 국도화학이 향후 유럽이나 기타 신흥 시장으로 거점을 확장할 때도 이 지주사 체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도화학은 이와 같은 공격적인 해외 진출에 자기주식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식을 선택해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9월, 국도화학은 보유 중인 자기주식 67만 4496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302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해당 EB 발행의 핵심은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이 모두 0%로 설정됐다는 점이다. 사실상 이자비용 지불 없이 3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수혈한 셈이다.
 
확보된 자금은 미국 생산설비 구축 등 글로벌 투자와 운영 자금으로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시장 상황에서 이자 부담 없이 자본을 확충함으로써,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가장 민감한 현안은 인도 당국의 반덤핑 관세 조사다. 현재 인도는 한국산 에폭시수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도화학의 인도법인인 ‘국도케미칼인디아’는 이미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지난해 3분기 1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다. 만약 최종적으로 높은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인도 법인의 실적 회복 지연은 물론 현지 시장 점유율 방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비록 인도 시장의 규제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에폭시 분야에서의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과 이번에 마련한 공격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도화학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적 반등 기세를 몰아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가 향후 기업 가치 제고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 현지에 에폭시수지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국도케미칼테크놀로지’를 설립했으나 실제적인 생산능력(CAPA) 확보 등 설비 투자 규모는 아직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인도 관세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인도에서 지속해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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