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지난주(3~6일) 코스피는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주(9~13일) 국내 증시가 중동 전쟁 전개 상황과 국제유가 흐름, 글로벌 투자심리를 변수로 변동성 장세 속에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97포인트(0.02%) 오른 5584.87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장 초반 92.88포인트(1.66%) 하락한 5491.02로 출발한 뒤 개인과 외국인의 수급 공방 속에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9412억원, 1조1153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2조949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습니다.
지난 한 주 코스피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사이드카 3차례와 서킷브레이커 1차례가 발동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국제유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도 강화됐습니다. 특히 해외 자금의 위험자산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낙폭 과대 인식 속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며 시장 하단을 지지했습니다. 이러한 수급 변화 속에서 지수 변동폭이 확대되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습니다.
금융당국도 시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상황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며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에 감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5400포인트~6000포인트로 제시했습니다. 최근 급락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된 점이 하방을 지지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코스피는 조정 과정에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8배 수준까지 낮아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평가 구간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과거 급격한 조정 이후에는 단기 반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확산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극단적 공포 국면에서는 점차 벗어나고 있다"며 "최근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이벤트에 과도하게 대응하기보다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 조정은 단기 급등 이후 나타난 가격 부담 해소 과정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기업 실적 전망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장기 상승 추세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시 변동성의 표면적인 원인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였지만 본질적으로는 단기간 상승 이후 누적된 피로가 해소되는 과정"이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만큼 손익비 측면에서는 점진적인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기존 주도 업종 중심의 상승 흐름이 일부 완화되며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으로 관심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방산, 조선 등 기존 주도 업종은 여전히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유지되는 분야로 평가됩니다. 최근 코스피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실적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존 주도주 쏠림이 완화되는 가운데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 중심의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IT 하드웨어, 비철·목재, 화장품, 호텔·레저, 소매·유통, 에너지 업종은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위치해 있어 관심이 필요한 업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변동성 확대 국면이 장기 상승 추세를 훼손하는 요인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유지되는 가운데 글로벌 산업 사이클이 여전히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평가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주도 업종과 함께 실적 대비 저평가된 내수 업종 및 일부 소재 업종까지 관심이 확산될 경우 업종 순환매가 나타나며 증시 상승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이슈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기업 실적 개선과 정책 모멘텀 등 중장기 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기 조정은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습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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