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이 스타벅스코리아(SCK코리아)와의 협업 사업을 잇달아 보류하거나 해지 검토에 나서며 사실상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공개 불매 선언에 이어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스타벅스 거리두기 움직임이 잇따르는 모습입니다.
15년 협업 이어왔지만…분위기 급변
28일 국가유산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김재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도부터 2025년도까지 3년간 스타벅스코리아와 독립문화유산 △매입·전시 △장학금 지원 △굿즈 협업 △궁궐 봉사활동 등을 포함해 총 15건 이상의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국가유산청·문체부 최근 3년간 스타벅스코리아와 협업 사업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국가유산청은 지난 2024년 7월 스타벅스코리아·문화유산국민신탁과 '국가유산지킴이 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이후 덕수궁·창경궁·종묘 등 주요 궁궐에서 환경정화 자원봉사를 연간 수 회씩 진행했으며, 활동은 대부분 비예산으로 운영됐습니다.
협약에는 2024년 7월부터 2029년 7월까지 5년간 총 1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 계획도 담겼습니다. 스타벅스 환구단점 상품 1개당 300원을 적립하고 자체 기획 상품 판매 수익을 더해 매년 약 2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조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재학생 10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서울 5대 궁과 전국 국가유산 보호 봉사활동도 확대할 계획이었습니다. 스타벅스와 국가유산청의 인연은 2009년 첫 협약 이후 15년간 이어져온 것으로, 이번 논란으로 장기 파트너십에도 균열이 생긴 셈입니다.
양측은 독립문화유산 매입·전시 사업도 함께 진행해왔습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2024년 약 4270만원, 2025년 약 9140만원을 들여 백범 김구·신익희 등 독립유공자 친필 유물을 매입하고 덕수궁 덕홍전에서 특별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같은 기간 국가유산 분야 취약계층 장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300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했습니다.
정부 안팎서 재검토 움직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2024년 3월부터 스타벅스와 '뮷즈X스타벅스' 브랜드로 협업 상품을 출시해 왔습니다. 백자·서화를 활용한 1차 협업(2024년 3월~2025년 1월)에 이어 2차 협업(2025년 2월~8월)에서는 '사유의 방' 콘셉트 굿즈 7종을 선보였습니다. 문체부는 2023~2024년 '한국방문의해' 홍보 캠페인에서도 전국 스타벅스 매장을 홍보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스타벅스와 손을 맞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올해 4월 스타벅스코리아로부터 1억원의 기부금을 접수하고 독립문화유산 매입·전시 지원, 미래 인재 육성 지원 등 2건의 협업을 계획했으나 현재 모두 보류한 상태입니다. 국가유산청은 향후 협업사업 제안이 오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박물관문화재단도 현재 추진 중인 3차 협업 상품 개발에 대해 "법률 검토 후 계약 해지 등을 검토 예정"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계약서상 양 당사자 간 일방이 사회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상호 협의하에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며 "이번주 스타벅스와 미팅을 통해 향후 방향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사진=뉴시스)
최근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 이후 정부 부처 차원의 공개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1일 SNS를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불매를 선언했습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도 같은 날 "5·18 탱크데이 이벤트로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코리아에 깊은 유감과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국가보훈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허위사실이 유포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정 조치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국가유산과 문화정책이 기업 마케팅 리스크까지 함께 떠안는 구조는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논란 발생 시 협업을 재검토할 수 있는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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