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E 12단 샘플 첫 공급…삼성과 주도권 경쟁 ‘가속’
삼성전자 샘플 공급 한 달만의 ‘반격’
‘파트너십’ vs ‘기술격차’…전략 달라
“물량 확보는 품질과 양산성에 달려”
2026-06-18 14:04:05 2026-06-18 14:16:42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SK하이닉스가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 양산 출하’를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에 SK하이닉스도 고객사 검증 단계에 돌입한 것입니다. 핵심 협력사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SK하이닉스와, 차세대 제품을 잇달아 공개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선 삼성전자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공급망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SK하이닉스의 HBM4E. (사진=SK하이닉스)
 
18일 SK하이닉스는 차세대 AI용 초고성능 D램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납품했다고 밝히며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구체적인 고객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베라 루빈' 후속 제품인 '베라 루빈 울트라' 등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제품은 전작(HBM4) 대비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최대 16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해 전작(11.7Gbps)보다 30% 이상 빨라졌으며, 에너지 효율도 20%가량 개선했습니다. HBM4까지는 10나노급 5세대(1b) D램을 적용했지만 이번 제품부터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채택했습니다. 또 자사 독자 공정인 어드밴스드 MR-MUF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48GB(기가바이트) 용량을 구현했습니다. MR-MUF는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한 뒤 층 사이 공간에 보호재를 채워 굳히는 방식으로 안정성과 방열 성능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이에 따라 HBM 시장 주도권 경쟁도 HBM4에서 HBM4E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HBM4E 샘플 공급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제품은 핀당 속도 14~16Gbps, 용량 42GB를 구현했으며 저전력 설계와 패키징 구조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은 16%, 열 저항 특성은 14% 개선했습니다. 성능 면에서 양사 제품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다만 양사의 시장 선점 전략에선 다른 점이 엿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이달 초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는 HBM5 실물 모형(목업)을 공개하며 HBM5 베이스 다이에 2나노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4나노 기반 베이스 다이보다 한 단계 앞선 공정을 적용해 기술적 차별화를 꾀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HBM4E. (사진=삼성전자)
 
반면 SK하이닉스는 HBM3 시절부터 이어져온 핵심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이달 초 대만 일정부터 4박5일 방한 기간까지 총 다섯 차례 만나는 등 양사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HBM4부터 베이스 다이 생산을 TSMC에 맡기면서 3사 간 '삼각 동맹' 체제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양사의 전략이 엇갈리면서 향후 HBM 시장 주도권 향방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8%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각 21%)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샘플 검증 단계인 만큼 향후 고객사 평가와 양산 경쟁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샘플은 결국 개발품이다. 단순히 개발 샘플을 주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며 “고객사들은 샘플을 받아보고 기업마다 납품 비율을 조정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물량을 확보받는지를 결정하는 건 결국 품질과 양산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