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불안에 결국 샀다”…서울 생애 첫 주택 매수 비중 '역대 최고'
30대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 '내 집 마련' 나서
서울 집값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외곽 지역 상승폭 두드러져
2026-09-10 14:06:02 2026-09-10 14:43:2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달 서울에서 집을 산 사람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생애 처음 집합건물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월세난과 집값 불안심리가 겹치면서 30대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0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매매 등기 건수는 총 1만7371건으로, 이 중 생애 최초 구입자의 비중은 53.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대법원이 관련 자료를 공개한 201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치입니다. 생애 최초 매수 건수 역시 9343건으로 전월(8006건)보다 16.7% 늘며 2020년 8월(1만2318건)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당시(2020년 8월)에는 전체 거래(2만5396건) 중 생애 최초 비중이 40.3%에 그쳐, 건수는 지금보다 많았지만 비중 면에서는 이번이 더 두드러집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움직임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지난달 30대의 생애 최초 매수는 4855건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해, 두 번째로 많은 40대(2419건)의 두 배를 웃돌았습니다. 올해 1~8월 누적으로도 서울 전체 집합건물 거래 12만485건 중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은 47.7%(5만7416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37.9%, 3만9728건)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월별 매수인 현황을 보면 서울의 생애 최초 부동산 구입 등기는 올해 1월 6554건에서 2월 5927건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3월 6555건, 4월 7341건으로 다시 늘었고, 5월 6480건으로 소폭 조정을 거친 뒤 6월 7210건, 7월 8006건, 8월 9346건으로 3개월 연속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6월 이후 매수 건수가 매달 700~1300건씩 늘어나는 '계단식 상승'이 뚜렷해, 전세난과 집값 불안이 본격화한 시점과 맞물려 생애 최초 매수 행렬이 가팔라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서울 아파트값 82주 연속 상승…실수요층 중저가로 쏠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되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를 낀 매수가 어려워진 상황이 있습니다. 반면 생애 최초·신혼부부 등은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을 통해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어 자기자본이 부족한 청년층의 매수 유인이 커졌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실제 올해 2월10일부터 7월 말까지 30대의 주택 매수금액(약 39조5984억원) 중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40.1%로, 40대(25.1%)·50대(14.5%)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런 30대의 매수세는 서울 집값 상승세와도 맞물리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31일 기준 82주 연속 상승해 누적 상승률 16.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문재인정부 시절 최장 상승 기록인 85주에 3주 차로 다가선 수치이자, 당시 누적 상승률(7.7%)의 두 배를 웃도는 것입니다. 
 
특히 강남·서초 등 고가 지역이 세제개편 여파로 최근 하락 전환한 것과 달리, 성북구·중랑구·노원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폭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외곽 중저가 아파트로 젊은 실수요층이 몰리면서, 거래량은 줄어도 가격은 쉽게 꺾이지 않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중 9억원 이하 비중은 올해 1월 47%에서 지난달 54%로 높아진 반면,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21%에서 19%로 낮아져 중저가 아파트로의 수요 쏠림이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여기에 올해 1~7월 서울의 주택 착공 실적이 정부가 제시한 연간 목표치의 28.7%에 그치는 등 공급 시그널마저 뚜렷하지 않은 점도 청년층의 '지금 사두자'는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입 증가는 규제지역에서도 LTV를 비교적 높게 받을 수 있는 데다 전세가 상승, 매물 부족 속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30대 구입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올해는 이들이 주로 주택을 구입하는 서울 외곽 지역 가격이 오르면서 '지금 아니면 더 비싸진다'는 포모(FOMO) 수요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울은 삼중규제지역이라 전세를 끼고 집을 사기 어려운 만큼, 더 오르기 전이거나 전세 매물 부족 속에 자가로 이전하는 실수요 차원의 구매로 봐야 한다"며 "당분간 전셋값과 집값 모두 견조한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전세난"이라며 "아파트 전세 매물 품귀로 거주 불안을 느낀 무주택 2030세대가 더 늦기 전에 움직이는 모양새"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그는 "묻지 마 투자에 가까웠던 2020년식 '영끌'과는 다소 다르다"며 "지금은 투자보다 전세난에 기인한 실수요자의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위원은 "올 하반기 서울 집값은 강보합세, 특히 전셋값 강세가 예상된다"며 "생애 최초 실수요자라면 투자가 아닌 실거주 관점에서 접근하되 적정가격 여부와 대출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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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0 16:33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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