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임직원·협력업체, 우이동 콘도ABCP 직접 매입
현재까지 47억원 매입, 운영자금으로 활용
2012-11-19 14:35:33 2012-11-19 14:37:3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쌍용건설(012650) 임직원들이 직접 사재를 털기 시작했다.
 
쌍용건설은 19일 회사가 보유한 서울 우이동 콘도 개발사업장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97억 원 (파인트리제팔차, 파인트리제구차)의 유동화가 여의치 않자 임원과 팀장들이 직접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급여가 삭감된 상황에서 ABCP 매입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금과 보험을 해약하거나 대출을 받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 임직원 뿐 아니라 오랜시간 함께 일해 온 협력업체의 동참 행렬도 이어지며 최근 1주일 동안 유동화시킨 ABCP는 47억원을 넘어섰다.
 
쌍용건설은 전체 물량(97억 원)을 소화할 때까지 ABCP 매입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은 모두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ABCP를 매입한 쌍용건설 임원은 “현재 신주발행 공고를 내고 제 3자 유상증자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반드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건설명가로 부활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업체 B사 관계자는 “최근의 유동성 위기는 쌍용건설 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모두의 어려움이자, 쌍용건설은 저력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ABCP 매입에 참여했다”며 “하루빨리 건설경기가 회복돼 건설업 종사자 모두가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직원들이 회사가 어려울 때 직접 나서 위기를 극복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워크아웃 중이던 2003년에는 임직원들이 퇴직금을 털어 2000원대 주식을 5000원에 매입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졸업한 바 있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회사가 흑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급여를 반납하기도 했다.
 
현재는 연이은 매각 실패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임원 구조조정과 조직축소, 임금과 각종 경비 절감 등 고강도 자구노력 방안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M&A와 자금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가장 커다란 변수는 직원들의 의지와 노력”이라며 “제3자 인수 방식의 신주발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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