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권회복일' 기념행사 강행..비난 여론 잇따라
2013-04-29 11:01:27 2013-04-29 11:04:2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이 정부 주도의 주권회복일 기념 행사를 강행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집단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아베 신조 총리의 침략 망언에 이은 우경화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일본 정부는 도쿄 헌정기념관에서 주권회복일 기념 행사를 거행했다. 이는 2차대전 패전 후 연합군최고사령부의 통치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로 정부 행사로 개최되는 것은 지난 1952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발효된 지 61년만에 처음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일본 내각부)
이날의 행사에는 아키히토 일왕 부부와 아베 총리를 비롯해 중·참의원 의장, 국회의원, 도지사 등 400여명의 정치인이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오늘의 행사를 성대히 치르는 것은 일본이 걸어왔던 길을 되새기기 위함"이라며 "이를 계기로 미래를 향한 희망과 결의를 새롭게 하고싶다"고 전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한 남성의 선창에 따라 아베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천황(일왕) 폐하 만세"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내에서도 주권회복일 기념 행사에 대한 찬반은 엇갈렸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계기로 약 20년동안 미국의 통치를 받았던 오키나와현 주민들은 오히려 '굴욕의 날'이라며 기념 행사를 반대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주권회복일을 기념하는 것은 당시 오키나와를 버렸던 행동을 또 한번 반복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지 언론들도 "아베 총리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고통을 무시한 채 전후 체제 개혁을 위한 기념활동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 역시 "아직까지 오키나와에 미군 기지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주권회복을 기념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日 우경화 움직임에 해외 언론 질타
 
한편 2차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의 위패를 보관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는 정치인의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이나다 토모미 행정개혁담당 대신은 일본 정부 관료 중 네 번째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168명의 국회의원들이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으며 같은날 아베 총리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나 국제적으로 확실하지 않다"며 "국가간 관계에서 어느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발언했다.
 
주요 외신들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일본의 우경화 성향이 점차 짙어지고 있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역사에 대한 사람들의 해석은 달라질 수 있지만 사실은 사실일 뿐"이라며 "일본이 한반도와 만주 등 중국 일부 지역을 침략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WP는 과거 독일이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진 것과 일본의 행위를 비교하며 "아베 총리의 지난 발언들은 수정주의의 '자기붕괴식'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아베의 발언은 국제적으로 일본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신화통신 역시 사설을 통해 "아베총리는 세계의 주요 지도자로서 대부분이 공유하는 옳고 그름의 기본적 인식을 가질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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