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불황에도 BPA 몸집 키우기..공급과잉 '우려'
2013-08-19 17:03:36 2013-08-19 17:07:0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이 프리미엄급 신소재인 비스페놀A(BPA) 사업에서 나란히 연산 45만톤 규모의 생산력을 확보한 가운데, 가동률에서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BPA는 자동차를 비롯해 휴대폰과 가전제품 외관에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ABS(고기능플라스틱)보다 투명도와 강도가 높은 덕에 톤당 가격이 600~800달러가량 더 높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의 BPA 가동률은 각각 100%, 65%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올 상반기 각각 15만톤 규모의 증설을 완료, 생산력이 45만톤으로 동일해졌지만 가동률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금호피앤비화학은 금호석유(011780)화학과 일본 신일본제철화학이 합작해 설립한 합작사다.
 
삼양홀딩스(000070)와 일본 미쓰비시 상사의 합작사인 삼양이노켐의 가동률은 70%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세계 BPA 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을 77%로 추정하고 있어, 이를 넘어선 곳은 LG화학(051910)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고 있지만, BPA를 원료로 쓰는 폴리카보네이트와 에폭시수지의 시황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그 충격파가 BPA 생산업체들에게도 전해져 가동률이 대폭 낮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LG화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낮은 가동률을 보인 것은 대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과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요약된다. BPA를 원료로 사용하는 에폭시수지는 중국 업체들의 증설 영향을, 폴리카보네이트는 가전과 자동차 업체들의 수요 위축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후방 업황이 모두 침체인 상황에서 국내에서만 30만톤 규모의 증설이 단행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끊이질 않고 있다. 뚜렷한 수요 회복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서둘러 증설만 단행될 경우 수급 불안을 재촉할 수도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시장의 BPA 수요는 59만2000톤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업들의 총 생산능력이 105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45만8000톤이나 공급과잉이 이뤄지게 된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올 하반기부터 수익성 악화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하는 실정.
 
이에 각 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 국내외 영업망이 가장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 LG화학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올 2분기 국내시장 점유율은 32%로 전년 동기(43%) 대비 무려 11%나 감소하는 등 내수 비중이 점차 축소되는 형국이다.
 
국내 매출 비중이 68%에 달하는 금호피앤비화학 역시 자구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금호피앤비화학 역시 해외로의 매출처 다변화 외에는 뚜렷한 출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BPA의 전후방 산업이 침체에 놓인 가운데 공급과잉까지 맞물려 수급상황이 더 꼬이게 됐다"면서 "올해 각 업체들의 가동률이 바닥을 찍은 뒤 내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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