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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예산)내년으로, 또 내년으로..멀어지는 공약
2013-09-26 10:00:00 2013-09-26 10:0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 중 상당부분이 내년도 예산안에는 담기지 않게 됐다.
 
당장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부 공약은 축소되어 시행되고, 일부 공약은 내후년부터 시행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안에는 아예 담기지 않았다.
 
오히려 공약가계부상에서 재정확충을 위해 대폭 축소하기로 했던 SOC예산은 정치권이 지역공약의 발목을 잡으면서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예산안'에는 박 대통령의 대표 공약사항중 하나인 이른바 '반값 등록금' 시행 예산은 제외됐다.
 
정부가 지난 5월말 발표한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은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고, 5조2000억원이 소요된다.
 
정부는 그러나 이를 내년 예산안에서 제외시키고 내후년부터 재정을 투입하기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반값등록금은 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당초 계획된 내용을 약 1년 늦춰서 2015년에 완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SOC사업인 지역공약사업은 상당수가 이번 예산안에서 예산이 삭감되거나 제외됐다.
 
정부는 불필요한 지역감정을 유발할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의 어느 공약에서 예산이 얼마나 감액되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SOC예산은 올해 본예산 대비 1조원 줄어들었다.
 
물론 SOC예산은 당초 예상보다는 감액규모가 적다. 총 8차례 당정협의를 통해 정치권의 지역구 예산들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지역공약 투자규모는 오히려 올해 3조원보다 3000억원이 더 늘어난 3조3000억원으로 불었다.
 
지역공약 중 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것은 기본설계비용이 투입되고, 타당성조사가 들어가는 것은 타당성조사비용이, 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다른 대안을 모색하도록 하기 위한 사업 '재기획 비용'이 예산안에 포함됐다.
 
타당성심사에서 부적격판정을 받은 춘천-속초간 복선전철사업의 경우 사업 재기획비용으로 50억원이 내년예산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석준 차관은 "원래는 SOC예산을 더 확 줄여야 한다. 공약가계부 상에는 4조원 이상 줄이게 돼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년에는 좀 덜 줄이게 됐다. 아직 우리 경제상황을 보니까 확 줄이기 어려운 여건이다. 경제가 살아나면 더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OC 예산안(자료=기획재정부)
 
공약파기 논란이 일고 있는 기초연금의 경우 우선 내년에는 2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줄어들게 됐다.
 
다만 당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부터 공약이 수정됐기 때문에 지급 대상과 지급방식이 달라졌음에도, 공약가계부와 내년 예산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박 대통령의 공약은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을 기초연금으로 통합하고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과 중증장애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는 것이지만 인수위는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소득에 따라 지급액에 차등을 둬 적게는 4만원을 지급할수도 있도록 수정하는 안을 내 놨다.
 
공약가계부도 인수위 안을 기초로 작성됐기 때문에 26일 보건복지부가 내 놓은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방안과 지급대상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예산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됐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당초 공약가계부상에는 내년에 7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것인데 지금 예산에는 7조원 정도가 배정됐다. 약 2000억원 정도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현 요구가 높은 공약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반면 기대감이나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약예산이 내년 예산안에 적극 포함되기도 했다.
 
DMZ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 이행을 위해 내년 예산에 402억원이 배정됐다. 북한이 동의하지 않으면 첫삽을 뜨기도 어렵지만 기획용역비용과 부지선정비용, 터닦고 매설지뢰를 제거하는 비용 등이 내년예산으로 책정됐다.
 
이석준 차관은 "DMZ 평화공원은 다른 한쪽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진행하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최근에 남북관계 변화 추이를 감안해서 예산을 반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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