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100세 시대, 연금 개혁 선택 아닌 '필수'
2013-09-26 20:28:21 2013-09-26 20:32:04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앵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번째로 개최되는 은퇴전략포럼이 열렸습니다. 올해는 인구 고령화와 연금의 미래라는 주제를 다뤘는데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연금안 발표와 맞물려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증권부 임애신 기자,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포럼이 시작하기 전부터 은퇴 분야 권위자들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현장에서도 학생부터 자영업자, 회사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참석 요청이 이어지며 고령화 시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100세 시대, 행복을 창조하자'를 슬로건으로 열린 오늘 포럼에는 세계 최고의 연금 전문가와 정책 당국자 등 3000여명이 참석해 은퇴전략에 대한 견해를 나눴습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청중들도 꼼꼼하게 메모를 하는 등 연사들의 발표 하나하나에 주목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이 참석했나요?
 
기자: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는데요, 전세계 연금 전문가들의 스승으로 불리는 로버트 홀츠만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 경제학 교수와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김광두 창조경제위원장 겸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의 기조연설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포럼은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됐는데요. 연금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와 함께 연금과 은퇴 경제학이란 주제가 논의됐습니다. 특별세션에서는 미래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유니버셜 디자인의 현주소와 전망도 심층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이밖에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특별 강연도 청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앵커: 역시 최근에 은퇴나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걱정하는 건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최근 100세 시대라는 말 많이 들으실텐데요. 오래 살게 됐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노후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장수하는 게 무슨 의미냐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 때문에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데요. 급속한 고령화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 저성장을 고착화하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우리나라 고령자 중 절반 가량이 빈곤과 사회적 고립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세대 갈등을 넘어 사회 불안으로 번질 우려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에 시선이 쏠리는 이윱니다. 국민연금은 노후 빈곤을 막는 최후의 안전판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개혁 없이는 노인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늘 포럼이 연금 개혁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을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들이 다뤄졌나요?
 
기자: 부모와 자식 세대가 함께 웃기 위해서는 낙후된 사회보장 제도를 하루 빨리 선진화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민연금은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인대요. 연금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고령자 10명 중 3명은 노후소득 부족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연금 개혁없이 노인의 행복도 없다"고 역설했습니다. 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은 "국민연금을 잘 운용하기 위해서는 조세인프라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 부장은 "현재의 연금 정책을 유지하면 2060년에는 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면서 "후세대를 위해서라도 현재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16%까지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허경욱 전 OECD 대사는 "연금개혁은 세대 간 이익이 충돌하는 정치적 현안"이라면서 "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정치적 리더십이 뒷받침된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신기철 숭실대 교수도 "연금 수혜율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북유럽처럼 공적연금으로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사적연금은 노후소득 안정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도 이 같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사적 연금시장의 성장과 100세 시대에 대비한 신상품 개발, 생애자산관리 활성화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 비전'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앵커: 네. 의미 있는 내용들이 오갔군요. 청중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이번 포럼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고령화 사회와 국민 연금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고 평가 했습니다. 오늘 논의된 내용을 기반으로 정책 입안자들이나 실무진들도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예정입니다. 은퇴나 고령화 문제가 특정인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관심도 컸습니다. 청중들은 우리나라를 습격한 고령화가 준비하기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미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결국 어떻게 준비하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깁니다.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준비 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의 제도 정비가 시급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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