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서울 답십리에 사는 이모씨(50세)는 얼마 전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으로부터 상속주식 찾아주기 캠페인 안내장을 받았다. 5년 전 아들 하나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아내 앞으로 배당주식과 배당금이 있었던 것이다. 아내 없이 아들 하나 키우며 노동일로 하루 하루를 생활하던 이모씨는 200만원의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되찾아 내년에 대학에 입학하는 아들의 학비를 보탤 수 있게 됐다.
예탁원이 시행하고 있는 '미수령 상속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이 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칫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유산을 대신 찾아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탁원은 지난달 22일부터 시작한 이번 캠페인을 통해 12억700만원(194명) 어치의 미수령 상속주식을 찾아줬다고 21일 밝혔다.
미수령 상속주식이란 투자자의 보유주식에 대해 무상증자나 주식배당으로 신주가 배정됐으나 투자자의 사망으로 수령이 불가해 상속자에게 교부돼야 하는 주식을 말한다.
예탁원은 지난 2002년부터 총 7회에 걸쳐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시행했다. 특히, 명의개서대행기관 최초로 시행된 이번 캠페인은 투자자가 사망해 영원히 사장될 상황이던 미수령 상속주식 21억8000만원(2937명)을 상속인에게 찾아주는 것이 목표로 안전행정부와 법원행정처, 영등포구청 등 기관들의 협조로 실시하게 됐다.
남송우 예탁원 증권대행부 부장은 "예탁원이 관리하고 있는 장기 휴면주식 가운데 주주가 사망하면 해당 휴면주식은 영구 사장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 특별한 노력과 절차를 거쳐 사망 주주와 관련된 주주재산권 행사를 위한 특별 캠페인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예전에는 단순히 미수령 주식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찾아갈 것을 권유하는 수동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장기간 미수령 주식이 남은 이유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주인을 찾아주는 능동형 캠페인으로 바뀌었다.
남 부장은 "상속주식은 대부분 상속인의 청구에 의해서 찾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기존과 달리 예탁원이 적극적으로 휴면 상속주식을 발굴해 능동적으로 찾아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탁원의 이러한 노력으로 미수령 상속주식 대상자 2937명 가운데 현재까지 194명이 영원히 묻힐 뻔 했던 유산을 찾을 수 있었다.
사망한 가족이 남긴 소중한 재산을 돌려받은 사람들은 예탁원 직원들의 수고에 고마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권모씨(61세)는 돌아가신 부친이 남긴 주식 1500만원을 찾았다. 권씨는 "정년 퇴직한 후 퇴직금을 아들 집 구하는데 보태주고 아들 내외만 쳐다보고 살았다"며 "아버님의 상속 주식 15000만원은 보배같은 노후자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탁원을 방문해 알고보니 오랫동안 찾아오지 않는 미수령 주주들의 오래된 서류들을 모두 찾아내고, 사망사실을 확인해 상속자에게 통보하면서 적극적으로 찾아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렇게까지 서민들의 숨은 재산을 찾아주느라 고생하는 예탁원 직원들이 너무도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워킹맘인 이모씨(44세)도 16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속주식 200만원을 찾았다. 이씨는 "예탁원에서 찾아준 아버지의 주식은 아끼고 사랑했던 두 딸에게 아버지가 남겨 놓고 간 사랑"이라며 "바쁜 생활에 쫒겨 까맣게 잊고 지냈던 아버지와의 다정하고 행복했던 추억까지 함께 찾아 준 예탁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예탁원은 사망 원인 이외에도 장기간 찾아가지 않는 미수령 주식을 찾아주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미수령 주식은 예탁원 홈페이지(www.ksd.or.kr) '주식찾기' 코너에서 확인 가능하고, 미수령 상속주식은 금융감독원에 상속인 금융거래확인을 요청한 후 발급된 접수번호로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예탁원 여의도 본원과 지원(부산, 대전, 광주)이나 고객지원센터(대구, 전주)를 방문하거나 전용전화(02-3774-3600)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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