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이석기 의원!' 이름부르며 뒤쫓았으나 도주"
2013-12-02 20:44:57 2013-12-02 20:48:57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이 의원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재연한 진술이 나왔다.
 
2일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김정운) 심리로 진행된 이 의원 등 7명의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국가정보원 수사관 최모씨는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를 목격하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즉시 동행한 다른 국정원 수사관이 이 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뒤쫓아 갔으나, 이 인물은 비상계단을 통해 지상 29층에서 1층 현관까지 뛰어가 현장을 벗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국정원 측은 곧장 해당 오피스텔 보안업무 부서의 협조를 받아 바로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도주한 인물이 이 의원임을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국정원 측은 지난 8월28일 오전 6시30분쯤부터 서울시 마포구 소재의 T오피스텔 29층에 위치한 이 의원의 거소지를 압수수색하고, 북한 관련 문건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 등 총 25점과 현금 1억4000여만원을 압수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자였던 이 의원은 압수수색이 시작될 당시 사무실에 있었으나 이후 행방을 감춘 뒤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나 최씨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연해보면 이 의원은 압수수색 당일 아침 6시56분쯤 엘리베이터를 타고 29층에 올라갔다가,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7시 넘어서 지하 4층의 주차장에 등장했고, 이후 비상계단으로 지상 1층까지 올라갔다.
 
당시 CCTV에 찍힌 화면과 최씨의 진술을 보면 이 의원은 사무실이 있는 29층에서 비상계단을 통해 지하 4층까지 내려간 뒤 다시 비상계단으로 지상 1층까지 올라와 택시를 타고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CCTV를 확인하고 있는데, 보안업체 직원이 (이 의원과) 인상착의가 동일한 사람이 1층을 빠져나가 길을 건너 택시를 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알려왔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검찰과 변호인측은 압수수색 전 이 의원에 대한 국정원의 미행의 불법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정원은 압수수색이 있기 3일 전 러시아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 의원의 행적을 추적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사실을 변호인측이 문제삼은 것이다.
 
이에 변호인 측은 일반 국민을 불법 미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기관이 재량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했고, 국정원 직원도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 사무실에서 압수수색된 5만원권 현금 1억4000여만원의 성격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검찰과 최씨는 이 자금을 'RO'활동자금으로 보고 있으나 이 의원 측은 여의도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임대인으로부터 받은 임차보증금이라고 주장했다.
 
◇수원지법(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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