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우울한 100일' …돌파구 찾을까
비노계 잇단 공격…혁신기구 구성 승부수
2015-05-17 14:44:38 2015-05-17 16:10:08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가득했던 50일 기념일 때와 사뭇 다르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와 비선 논란 속에 취임 100일을 맞은 문 대표의 입지는 그야말로 백척간두다.
 
이런 상황에 새정치연합은 지도부 출범 100일을 기념하는 별도의 행사를 마련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상황을 고려해서다. 재·보선 패배 직후 부상했던 지도부 퇴진론은 잦아들었지만 지분과 20대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문 대표와 비노(노무현)계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문 대표가 ‘기득권 집단, 과거 집단과 공천권 나눠먹기에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건을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대표와 비노계 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당내 비노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지난 13일 문 대표와 오찬 후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근거 없이 기득권 집단과 과거 집단으로 규정하고 매도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자의 올바른 태도인지, 지도자의 올바른 태도인지 의심스럽다”고 반발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계보인 동교동계 인사들도 최근 모임을 갖고 문 대표의 거취를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문 대표에게 ‘지분’을 요구했던 동교동계는 현재 당 지도부의 구성 및 의사결정 구조를 ‘승자독식 구조’로 규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민집모와 동교동계의 요구가 새정치연합 당원 및 지지층의 공감을 얻지 못 하고 있어 당내 상황은 조만간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새정치연합 대의원 등 181명은 당원들을 종용해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던 민집모 소속 조경태 의원에 대해 제명청원 성명서를 지난 15일 제출했다. 여기에 호남계의 핵심인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 중 유일한 현직 의원인 설훈 의원은 문 대표 사퇴론에 선을 긋고 있다.
 
특히 리얼미터가 13일부터 이틀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지지층 중 79.8%는 문 대표의 사퇴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이처럼 문 대표에 대한 비노계의 ‘강공’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문 대표가 ‘정면돌파’로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주 중 쇄신안 마련을 위한 초계파 혁신기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혁신기구는 위원장 인선이 완료되는 대로 출범해 다음달까지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되는 당 쇄신안 등과 관련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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