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긴장…위생용품 특수
메르스 확산에 유통업계 표정 엇갈려
2015-06-01 20:05:50 2015-06-01 20:05:50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시민들이 몰리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메르스 공포 차단에 안간힘을 쓰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반면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관련 업체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관련 속보가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공포도 덩달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백화점에 방문해도 괜찮을지를 묻는 글이 오가고 있다.
  
◇메르스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영업에 비상이 걸린 반면 위생용품 업체는 특수를 누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계는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의 방문을 망설이는 국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국민들이 '메르스 공포'로부터 안심하고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는 분위기다.
 
이미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로 위생 소독을 크게 강화한 바 있어 지금도 그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태.
 
한 백화점 관계자는 "평소에도 유모차와 휴게장소의 공용 소파, 문 손잡이 등의 소독을 실시하고 있어 특별히 취할 만한 조치가 없다"며 "기존에 실시하고 있었던 소독조치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이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방문 고객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 맞는 주말 매출은 아직까진 큰 영향은 없없다"며 안도하면서도 "감염자가 점점 더 증가한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며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관광객들은 아직까진 예약된 일정대로 입국한 상태라 당장 매출에 큰 차질은 없지만 앞으로 메르스가 더 확산되면 어찌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손세정제, 마스크 등 위생용품의 수요는 급증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의 국내 유입이 첫 확인된 지난 20일 이래 31일까지 11번가에서는 마스크(109%), 손세정제(81%), 코 마스크(51%)로 위생용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급증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도 유아마크스(114%), 마스크·황사용품(93%), 손세정제(68%), 구강청결제(11%) 등으로 관련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인터파크(035080)에서도 마스크(72%), 손세정제(49%), 구강청결제(32%) 등 위생용품 판매증가율이 상승했다.
 
메르스의 경우 침, 가래 등 밀접접촉 등에 의해 전염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소비자들이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판매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선 평상시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한 바 있다.
 
본지 기자가 약국가를 취재해보니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약국을 찾은 일부 환자들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종합병원 근처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3~4일 사이에 마스크 판매량이 2배가량 급증했다"며 "마스크를 사서 병원에 들어가는 환자들이 많아"고 설명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 의해 메르스가 전파된 만큼 환자들의 우려감이 높다는 시각이다. 또다른 약국의 약사는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미디어에서 접근도가 높아서인지 젊은 층이 마스크를 많이 사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생용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자 관련 업체들도 이번 메르스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시에 위생용품은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끈 바 있어 수급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손세정제 관련 업체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로 인해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관련 업체 관계자는 "예방 차원에서 소비자들이 마스크를 많이 찾는 것 같다"며 "이전에도 황사와 바이러스 발생으로 제품이 품절된 바 있어 판매량 변화를 유의깊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항바이러스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업체도 관심이 집중된다. 대표적으로 한올바이오파마(009420),  슈넬생명과학(003060), 진양제약(007370) 등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한올바이오파마는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약물이 메르스 환자의 치사율을 낮추는 것으로 전해진다. 슈넬생명과학도 리바비린 성분 항바이러스제를 보유하고 있다. 진양제약도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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