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만 '사회책임펀드'..수익률·포트폴리오 '똑같네'
2009-07-10 11:11:38 2009-07-10 16:06:2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최근 국민연금이 사회책임기업(SRI)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SRI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펀드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수익은 물론 좋은 세상만들기를 목표로 한다.따라서 투자 종목 선정에 있어 일반주식펀드처럼 재무정보만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국내SRI펀드의 투자 구성 종목이 일반 주식형펀드와 별반 다르지 않아 무늬만 SRI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편입 종목, 일반주식형과 비슷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지난 4월 부터 국내 SRI펀드가 편입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  대형혼합주나 대형성장주 중심으로 60개 안팎의 종목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비중이 높은 20개 종목에 대한 비중은 50.63%로 일반 주식형펀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POSCO(005490), LG전자(066570), 신한지주 등이 조사대상 전체 SRI펀드에 공통으로 포함돼 있고 투자비중도 삼성전자11.38%, 포스코 4.42%, LG전자 3.67%를 차지했다. 일반주식형펀드가 투자종목에 시가총액 비중에 근거에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듯 SRI펀드 역시 이 같은 기준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별로 살펴보면 NH-CA를 제외한 전 운용사가 일반주식펀드가 보유한 종목에 80%이상 투자하고 있었다. 같은 운용사 내에서 운용 전략이 다른 펀드임에도 종목 구성이 비슷한 것이다.

 

종목 구성이 비슷하다보니 수익률도 주식형펀드와 거의 일치할 수밖에 없다. 제로인이 6개월간 두 유형펀드의 수익률 관성을 조사한 결과 일반주식펀드와의 상관계수가 0.97 이상으로 나타났다. 즉,국내 SRI펀드의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준 셈이다.

 

◇ 투자기준 불명확..코스피 지수 추종

 

이 같은 현상은 국내주식을 대상으로 SRI펀드가 추종할만한 비교 지수가 없어 KOSPI를 추종 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류승미제로인 펀드연구원은 "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SRI펀드가 벤치마크로 삼을만한 지수가 없고 투자대상 역시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를 위해 SRI의 의미를 광의로 해석,투자범위를 너무 넓게 가져갔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운용사에서는 SRI펀드를 일반주식펀드와 같이 관리하다 보니 규모가 작은 SRI펀드의 운용상 특색이 일부 훼손됐다는 지적도 있다.

 

다양한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운용인력의 제한으로 기업을 모두 조사할 수 없고, SRI펀드가 좋은 기업에 투자함과 동시에 좋은 성과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재무정보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SRI펀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운용사의 SRI펀드 투자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의 확립여부라고 조언했다.

 

류승미 제로인 펀드 연구원은 "SRI펀드를 단순히 사회공헌으로 인식하지 않고 투자자 수익을 최우선에 두고 명확한 기준에 따른 투자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개념인식이 중요하다"며 "SRI펀드를 선택할 때 해당운용사에서 사회책임투자 기준,범위, 선별방식 등이 제대로 확립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