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황영기, 리스크 관리 없이 무리하게 투자"
2009-09-13 12:00:00 2009-09-13 13:55:19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황영기 KB금융 회장이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은 데 대해 “문제의 초점은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1일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회장이)멀쩡하게 돼 있는 (은행 내부)리스크 관리 절차를 바꿨고 밑에 권한을 주면서 투자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위험한 상품에 투자하려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체계를 갖췄어야 했다”며 “금감원이 다른 은행장에게 물어보니 이 상품은 수익률이 높아 매력적이지만 어떤 은행은 시험하는 정도로만 투자했고, 아예 투자하지 않은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황이 이런데, 왜 우리은행만 위험한 곳에 투자했느냐를 따지는 것이 이번 사안의 포커스”라고 덧붙였다.
 
특히 진 위원장은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지냈던 황 회장이 사실상 파생상품 투자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경영자(CEO)가 매번 결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검사문답을 읽어보니 (황 회장의) 방침에 따라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황 회장은 문제가 불거지자 본인에게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고 다녔고, 후임자가 빨리 처리하지 않아서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이미 2007년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황 회장은 손절매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감독당국 책임론에 대해서는 “후임자 입장에서 책임이 있다 없다 말하기 어렵지만, 책임을 물으려면 국회나 감사원 등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굳이 감독당국을 변호하자면 파생상품을 검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예금보험공사가 자세히 들여다 봐야 했다. 금감원보다 직접적인 감독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이 상정한 황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안건을 심의, 의결하며 징계를 최종 확정했다.
 
지난 3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우리은행이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파생상품에 15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90%가량을 날렸고 여기에 황 회장의 책임이 크다며 징계를 결정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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