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유전발굴 60년래 최저치…공급량 부족해질까
유가 향방 의견 '분분'…사우디 정책이 관건
2016-05-09 15:02:36 2016-05-09 15:02:36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석유 매장량 발견이 6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이어졌던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회사들이 탐사 프로젝트 등을 모두 축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량 부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장관 교체 소식이 더욱 유가 움직임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량 발견, 195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컨설팅 업체 ISH를 인용해서 작년 석유 시추업체들이 새롭게 발견한 원유 매장량이 배럴당 28억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195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주요 원유 회사들이 현금 보유를 위해서 유전 발굴 작업을 축소 및 취소하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재작년 여름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주요 원유 회사들은 모두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신규 프로젝트들을 중단하고 있다. 우드매킨지는 석유업계의 신규 석유매장량 탐사와 평가 비용이 재작년 950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410억달러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별로도 코노코필립스는 해안 석유탐사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고 셰브런 및 다른 기업들 역시 탐사 부문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팔 킵스가드 슐럼버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전략가들에게 “현재 원유 탐사와 생산 투자 감축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고 결국 이는 유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또 다른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는 석유량 발견이 최저를 기록한 것은 세계가 원유를 다 쓰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근 세계 생산량 증가는 새로운 유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유전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국제유가 상승 초래할 듯
 
현재 국제유가는 1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2월 수치에서 70% 가까이 뛴 상태다. 그동안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감에 국제유가는 쭉 하락해 왔지만, 이제 공급과잉 현상이 거의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며 최근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0달러 중반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원유 발굴이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공급 축소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 넣어 유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는 이는 모두 장기적 유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다. 원유 발굴이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 통상 7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FT는 2020년 중반에 들어서면 심각한 공급 부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드매킨지 역시 신규 석유 발굴량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2035년까지 일일 450만배럴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단기 흐름은 사우디 석유장관 교체에 집중
 
7일(현지시간) 해임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사진/로이터 
 
다만 단기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교체 소식이 유가 향방에 더욱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는 21년 만에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을 전격 해임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각을 통해 칼리브 알팔리 전 아람코 사장을 에너지·광물자원부장관에 임명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부임한 알팔리 아람코 회장이 국제사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지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온다.
 
특히 알팔리 회장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부왕세자의 최측근인데, 그동안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꾸준히 다른 주요 산유국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동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해 왔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경쟁 관계에 있고, 이란이 석유 생산량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는 만큼 사우디 역시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마이클 코언 바클레이즈 에너지시장 리서치 대표는 “사우디는 수개월간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면서 “이것은 유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 반대의 의견도 제시된다.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수장 교체를 핑계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도미닉 치리첼라 에너지매니지먼트인스티튜트 전략가는 “사우디는 체면을 잃지 않고 그동안 유지했던 생산량 증가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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