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불안한 ‘트럼프 시대’ 미리보기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홍장원 지음|한스미디어 펴냄
2016-11-24 08:00:00 2016-11-24 08: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트럼프 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선 극우정당들이 득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동북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기존 협력관계가 흔들릴 것을 경계하며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기존 경제 안보 정책을 송두리째 바꿔야 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홍장원 매일경제신문 기자가 저술한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는 바로 이 같은 트럼프 시대의 파장을 미리 읽어 보는 책이다. 가십거리로만 치부됐던 트럼프의 돌발 발언들, 그 이면의 논리적 타당성을 검증해 나가며 향후 세계의 정치, 경제 지형도가 그려질 모습을 조망한다.
 
우선 저자는 ‘인간’ 트럼프를 해부하는 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버지로부터 ‘항상 최고가 돼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란 어린 시절부터 부동산 현장을 누비며 성공한 청년 사업가 시절, 필요에 따라 당적을 옮기는 정치 새내기 시절 등 대담무쌍한 모습을 샅샅이 살핀다.
 
또 저자는 트럼프가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의 신봉자라는 사실에도 주목한다.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를 억압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설명하는 ‘집단 무의식’ 세계 등 융의 정신분석학 개념들을 트럼프의 사상들과 연결 지어 분석한다.
 
그가 설명하는 특성들을 따라가다 보면 ‘전략가이자 협상가이며 승부사’인 트럼프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 그가 쏟아낸 일부 자극적인 막말과 선거공약들이 정치적 ‘쇼맨십’에서 나온 결과물일 수 있음을 추측하게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트럼프의 돌발 발언들 속에서도 그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대적인 감세와 규제완화로 연 6%가량 고성장을 달성하고 이를 위한 재원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하는 데서 충당한다는 논리가 충분히 설득적이란 점에서다.
 
책의 말미인 3부에는 트럼프의 이 같은 논리가 실현될 경우 전 세계에 미칠 영향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남중국해 분쟁 등 세계 패권을 위한 개입을 ‘장사 안 되는 사업’으로 보고 철수하거나 파리 기후협정 탈퇴로 전 세계의 친환경 산업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들은 전후 질서를 주도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새롭게 재편될 것임을 암시한다.
 
또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 본토의 안전을 우선적 가치로 두고 협상한다거나 한국에 방위비 부담을 지우고 무기 구매를 종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 등도 거론된다.
 
이 책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에 집필된 책이지만 당선을 염두에 두고 쓰인 만큼 불안한 ‘트럼프 시대’를 미리 읽고 대응 전략을 고민해볼 수 있게 한다. 트럼프의 내면을 직접 들여다보면서 향후 세계 흐름의 변화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책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사진/한스미디어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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