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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안재홍 KB손해보험 책임 변호사 "보험은 신뢰이자 안전판이다"
은행원 출신 보험사 사내 변호사…보험사 입사 후 보험 자격증 6개 취득
"법률 전문가이자 보험 전문가로 성장하겠다"
2017-06-21 08:00:00 2017-06-21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재무설계자격증(AFPK), 신체손해사정사, 개인보험심사역, 기업보험심사역, 생명보험언더라이터(CKLU), 보험조사분석사는 보험권에서 전문가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자격증으로 자격증을 따려면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보험권에서는 자격증 하나만 있으면 해당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데 이런 자격증을 하나가 아닌 여섯개를 따낸 사람이 있다. 이에 앞서 그는 법률 전문가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보험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 뿐만 아니라 보험과 관련한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 먹었다는 안재홍 KB손해보험 책임 변호사를 <뉴스토마토>가 만나봤다.
 
-어떻게 보험사 변호사를 선택하게 됐는지 말해달라.
 
로스쿨을 가기 전 금융권에 입사해 일한 경험을 살리고자 하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었다. 대학교 졸업 후 로스쿨을 가기 전에 농협은행에서 근무했다. 당시 회사원으로서 또 은행원으로서 금융업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성격과 적성에 맞았기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사내변호사 특히 금융업계에서 근무하고 싶었다.
 
구직할 당시에 KB손해보험(구 LIG손보)은 사내변호사가 한 명도 없었고, 처음으로 경력공채를 진행해 총 3명이 2012년에 같이 입사했다. 처음에 보험회사에서 변호사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몰랐고, 보험업계에서 처음 업무를 시작하는 변호사들처럼 보험에 관해서는 다양한 지식이 없었지만, 기회가 닿아서 입사할 수 있었다.
 
지금은 변호사가 아니라 KB손해보험이라는 회사의 일원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보험 전문 변호사라는 전문성도 살릴 수 있고, 법 외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보험사 변호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입사 초기에 자동차 송무부에서 자동차, 장기, 일반보험 관련 소송수행 및 내부법률자문, 클레임에 대한 상의 등의 업무를 했다. 지금은 일반보험 분야에 속해 일반보험과 관련된 업무와 해상보험 분야의 업무도 같이 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준법감시업무와 계약인수심사 업무도 하고 싶다.
 
보험사 변호사의 장점은 일반적인 법률 분야가 아니라 특수성이 요구되는 보험법률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보험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반면, 보험 외 분야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업무와 동시에 매일매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좋다. 법률이 변화하고, 판례도 계속적으로 형성, 변화하고 약관도 수시로 개정되고 있는 보험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업무가 매번 새로운 것 같이 느껴져 계속적인 자극이 된다.
 
-보험 관련 자격증이 여섯 개나 되는데 취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처음에는 정말 보험과 관련해 문외한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공부가 절실했다. 당시 선배들에게 많이 질문하고, 개인적으로 리서치도 굉장히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험 관련 자격증 책을 참고해 현안들을 해결하다 보니 자격증을 취득하자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다.
 
또한, 보험 관련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무래도 담당 업무에 신뢰감이나 공신력도 크게 높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다.
 
가장 먼저 취득한 AFPK(Associate Financial Planner Korea)는 재무설계, 부동산, 상속, 투자, 세금, 위험관리 등 금융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자격증이다. 이후 직접 담당하는 소송과 클레임 관련한 논의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신체손해사정사를 취득한 뒤 신체손해사정사와 과목이 비슷한 개인보험심사역을 취득했다. 이후 기업보험심사역, CKLU(Certificate of Korea Life Underwriter), 보험조사 분석사까지 취득했다.
 
-자격증이 실제 업무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기본적인 업무처리 수준의 차이가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추상적으로 현안을 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 후 우리 회사의 다른 부문의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조금은 생긴 것 같다. 담당하는 업무의 특성상 금융이나 영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관계로 자격증이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보험보상과 관련한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면서, 약관에 대해 꼼꼼히 검토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과거에는 일반적인 법 논리에 근거해 접근하는 관계로 엉뚱한 결론이 나올 여지가 있어서, 입사 초기부터 선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노하우 등을 도제식으로 많이 체득했다.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는 선배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는 동시에 관련 업무에 적용되는 약관을 떠올려 찾아보면서 업무를 하게 됐다. 약관의 해석에 있어서도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됐고, 업무처리에 대한 시야가 확실히 넓어진 것 같다.
 
아울러 시간이 되면, 꼭 자격증을 따라고 주위에 추천한다.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약관도 외우게 되고, 관련 판례 등도 자연스럽게 체득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업무를 하는 것이 단기간에 실력을 크게 쌓는 지름길이 되는 것 같다.

 -IT 기술과 결합 IFRS17 등 보험산업 변화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IT 결합과 상품, 가격 자유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본다. 형식은 달라질 수 있고, 보험회사마다 각각의 상품과 형태를 띠게 되더라도, 그 성패는 컨텐츠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무형의 분야에서 그것을 실제로 운영하는 기업의 맨파워, 시스템, 기업가치 등이 앞으로 보험회사의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장 보험모집 형식이 달라지는 것과 관련해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이슈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고, 약관 자율화가 시행되는 관계로 약관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과 관련한 수수료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마다 미묘하게 다를 수 있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다. 재난보험이 의무화되는 것처럼 새로운 상품에 대한 사회적, 개인적인 요구도 커질 것 같고, 이에 대비할 필요성도 있다.
 
특히 기획, 영업, 언더라이팅, 보상 각 부문은 변화에 대한 저항성을 줄여나가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항상 해오던대로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일단은 다시 한번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자세부터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보험의 가치는 무엇인지.
 
보험은 신뢰이자 안전판이라고 생각한다. 보험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들은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보험이 제 기능을 하는 가장 빛나는 순간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때다”다. 보험은 결국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또한, 보험금의 지급은 보험계약들이 모아준 금원에 근거하므로, 보험금이 잘못 지급되는 것 또한 크게 경계해야 한다. 결국, 보험 분야는 “공익성”에 가장 먼저 근거하지 않으면 그 존립 근거가 없다고 본다. 그 이후의 가치는 공익성의 가치 위에서 실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익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매일매일의 업무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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